주가부진 합병반대 주주 나올 공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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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주가가 합병을 앞두고도 시너지효과에 대한 신뢰 부족 탓에 여전히 부진한 행보를 걷고있다. 더욱이 주식매수청구권행사 기간마저 가까워지면서 합병반대주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증권가는 삼성SDI와 제일모직 간의 합병이 다중효과를 일으킬 것이라며 5가지 주요 사업성을 꼽았다. 이어 '통합 삼성SDI' 기업가치를 13조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
28일 업계전문가들은 삼성SDI 합병에 대한 시너지 효과로 △운영비용 및 자본적지출(Capex)절감효과 △2차전지 소재 경쟁력 강화 △자동차 관련 사업아이템 및 고객군 다각화 △전자재료 사업 활성화 △태양광 소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공동마케팅 등을 지목했다.
단기적으로는 최대 500억원 규모의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
중기적으로는 2차전지 소재기술 강화를 통한 사업역량을 꼽았다. 제일모직의 경우 유·무기 화학 합성을 비롯해 배합, 가공 등에 대한 기반기술을 보유하고 있다.이는 삼성SDI의 2차전지 분리막, 팩 외장재 등 활용이 가능해 통합 후 비용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2차전지의 경우 그 적용범위가 소형 IT 기기에서 자동차, 전력 산업까지 확대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추측했다.
PDP 유휴설비를 활용한 지본적지출(Capex) 절감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삼성SDI가 PDP사업을 철수할 경우 PDP 3개 라인의 클린룸 설비를 제일모직의 편광필름 사업 등에 활용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다.
편광필름은 글로벌 시장규모만 10조원에 이르고, 캡티브(Captive) 고객사가 연간 2조5000억원 어치 구매하는 대형 아이템 중 하나다.
◇ 합병효과 이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도 중추 역할
현재 재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도 삼성SDI가 빠질 수 없다.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에 포진해 있을 뿐만 아니라, 보유 중인 그룹 관계사 지분가치도 7조원을 상회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계열사 지분이 많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의 인적분할과 합병 과정이 필요하다.
증권가는 "지주회사 행위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통합 삼성SDI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현재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SDI 지분율은 20.5%이나 제일모직과의 합병 후에는 13.5%로 줄어든다. 이 경우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통합 삼성SDI' 지분을 최소 6.5% 이상 추가 취득 해야한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 과정에서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는 관계사 지분가치가 재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주가부진, 주식매수청구권행사에 타격줄 수도…
그 동안 삼성SDI와 제일모직 주가는 합병소식에도 불구하고 하락기조를 이어왔다.
이번 합병이 제일모직에 대한 삼성전자의 지분율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에서 진행됐다는 시각이 커 사업상 시너지효과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하락 우려는 당장 양 사 합병 막바지 단계인 '주식매수청구권행사'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삼성SDI의 매수청구 행사가격인 15만1660원인데 비해 27일 종가기준 15만1000원 수준이다. 합병 반대 주주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삼성SDI의 재무적 부담도 불가피하다.즉, 주가 수준이 행사가액을 크게 밑돌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주 수가 늘어날 공산이 높아 삼성SDI로선 재무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양 사 주가는 합병 이사회 결의 공시일인 3월 31일 이후 각각 6.2%, 7.5% 하락했다"며 이는 "두 회사 모두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고 합병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