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금융부문 단순화, 3세간 계열분리 유력"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건강 악화 소식에도 불구하고 삼성그룹 상장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과거 이 회장의 건강 이상설 직후 삼성그룹주가 동반 하락세를 펼쳤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12일 주식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전일대비 3.97% 오른 138만8000원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삼성생명(4.04%), 제일기획(3.93%), 호텔신라(2.69%) 등이 상승 마감했다.

     

    증권가는 삼성 3세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 가속화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된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의 큰 축으로 형성됐다.

     

    현재 시장은 이 회장의 건강악화로 그룹 구조개편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그 중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한 제조·금융부문 단순화와 3세간 계열분리가 유력하다.

     

    이 회장의 차녀 이서현 씨가 이끌고 있는 제일모직의 경우 이미 패션사업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넘기는 대신 삼성에버랜드는 건물관리업을 떼어내 삼성에스원에 양도하고 급식업을 분리했다.

     

    또 삼성SDS와 삼성SNS 합병을 비롯해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지분 매각 △삼성SDI와 제일모직 합병 △삼성SDS 상장 발표 등 구조개편에 손을 쓴 상태다.

     

    ◇삼성에버랜드·생명 제외한 계열사, 관계자 지분율 낮아

     

  • ▲ ⓒ연합뉴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생명을 제외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의 최대주주 관계자 지분율은 20%미만이다. 상속으로 지분율이 일부 상실된다고 가정할 시 지배력이 취약한 측면이 있다는 뜻이다.

     

    만약 상속이 이뤄진다고 가정할 경우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금융지주회사가 되고, 금융지주회사의 비금융계열사 소유를 금지한 현행법에 따라 그룹구조 개편의 필요성이 대두될 공산이 크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은 보유한 자사주를 바탕으로 인적분할 한 뒤 삼성에버랜드와 합병하고 삼성생명은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박 연구원은 "삼성그룹 3세는 삼성SDS의 기업공개(IPO)를 이용해 구주매출, 지분맞교환, 담보설정 등으로 이건희 회장의 보유 지분을 상속받는데 필요한 현금(양도세)을 확보하거나 삼성물산, 호텔신라, 제일기획과 같이 지배구조가 취약한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는데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