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환율에 금리로 대응하는 것은 신중 기해야"
  • ▲ 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기준 금리를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 연합뉴스
    ▲ 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기준 금리를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 연합뉴스


    기준금리가 13개월째 동결됐다.

    한국은행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인 연 2.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 "환율 변동에 금리로 대응하는 것에 신중해야"

    이주열 총재는 "환율 변동에 금리로 대응하는 것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내수 부진 등 경제 영향이 장기화될지는 판단을 유보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쏠림현상이 부분적으로 있다고 본다"며 "급격한 환율 변동은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환율이야말로 시장에서 수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환율 변동에 금리정책으로 대응하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화정책을 판단할 때도 "환율 수준 자체보다는 환율 변동에 따른 경제·금융 상황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원화 강세에 대해서는 "모든 게 양면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원화 강세의 영향을 계량 모형으로 측정하면 경제 성장에는 부정적이지만 물가를 낮춘다는 설명도 했다.

    ◇ "세월호 참사와의 상관관계? 좀 더 지켜봐야"

    세월호 참사에 따른 내수 부진의 장기화 여부는 일단 판단을 유보하고서 6월 지표를 보면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소비·서비스업 생산 등 관련 경제지표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라며 "세월호 참사 영향이 일시적인지, 통화정책 변화를 불러올 정도인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와 투자심리 위축이 어느 정도의 속도로 해소되는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밝혔다.

    정책 대응 수단과 관련해서는 "시나리오별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재의 기준금리는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는 수준"이라며 "(한달여 전에) 금리가 인상 방향이라고 언급한 것은 연 4.0%의 경제성장률(GDP) 전망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4월에 경제전망을 내놓은 이후 여러 가지 변화가 있어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이런 변화를 반영하겠다"며 성장률 전망치의 조정 가능성은 열어놨다.

    ◇ 올리기도 내리기도 애매해서…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 인민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연이어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금통위가 오늘 금리를 인상시킬 것인지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쏠렸다.

    이주열 총재는 그동안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왔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이번에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갈수록 위축되는 경제심리 및 가파른 원화 강세 등을 감안해 오히려 금리를 인하해 경기부양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러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워 결국 13개월 연속 동결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