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 유럽연합(EU) 경상수지가 통계 편제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유럽산 승용차의 수입이 늘어난 탓이다. 반면 미국과 중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폭은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중 우리나라의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798억8000만달러로, 전년(508억4000만달러)대비 확대됐다.
지역별 경상수지를 살펴보면 EU는 사상최초로 경상적자로 돌아섰으며 일본 역시 적자폭이 확대됐다. 반면 미국과 중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폭은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대 EU 경상수지는 전년 16억3000만달러 흑자에서 지난해 25억7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서비스수지는 개선됐으나, 기계류·정밀기기, 승용차 등의 수입이 증가해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축소된 탓이다.
대 일본 경상수지의 적자규모는 여행수지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수지 흑자규모가 축소되면서 전년의 194억1000만달러에서 230억달러로 확대됐다.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347억1000만달러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190억8000만달러)로도 156억3000만달러 증가한 수준이다. 대 미국 경상수지 흑자폭이 확대된 것은 정보통신기기,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해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경상흑자 규모도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작년 대 중국 경상흑자는 555억8000만달러로 전년의 415억3000억달러에 비해 140억5000만달러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반도체, 화공품, 자동차부품 등을 중심으로수출이 증가해 상품수지 흑자가 확대됐다"며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동남아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745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647억5000만달러) 확대됐다. 대 중동 경상수지 적자규모도 895억3000만달러로 늘었다. 대 중남미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전년의 175억5000만달러에서 작년 153억6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지난해 금융계정(기타투자 및 준비자산 제외)의 유출초 규모(유출이 유입보다 초과된 규모)는 전년의 117억6000만달러에서 214억달러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대 미국 금융계정이 전년의 31억9000만달러 유입초(유입이 유출보다 초과된 규모)에서 59억달러 유출초로 전환됐다.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유출초 규모가 확대되고 외국인채권투자가 줄어들면서 증권투자가 유출초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대 중국 금융계정의 유출초 규모는 해외직접투자 증가로 직접투자의 유출초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년의 40억7000만달러에서 60억달러로 확대됐다.
대 일본 금융계정의 유입초 규모는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가 유출초로 전환되고 외국인직접투자도 감소되면서 전년의 55억6000만달러에서 22억7000만달러로 축소됐다. 대 EU 금융계정의 유출초 규모는 98억달러로 전년(95억5000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