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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한국은행 정책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전거래일 채권금리는 강세로 마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경기 판단 유보를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 약화로 인식한 것이다.
12일 금통위는 경기 상하방 리스크에 대한 중립적 판단으로 한은 기준금리를 13개월 째 동결시켰다. 세월호 참사 후 지속된 내수 부진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가 금통위의 판단을 유보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는 "회복세의 부진함이 일시적인지 장기적인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결국 금통위도 통화정책에 대한 방향성 제시를 접었다"고 평가했다.
금통위 발표 이후 채권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강세 마감했다. 통안2년물이 3bp(bp=0.01%) 하락한 2.730%를 기록했다. 국고3년이 2.789%, 국고5년이 3.019%로 각각 3bp 씩 감소했다.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판단 유보를 채권시장이 통화 완화로 받아들여 강세가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이다. 채권시장은 실질금리를 조정해 수요와 공급, 저축과 투자를 조절한다는 전통적인 통화정책 관점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일방적인 호재 해석을 경계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4~5월 소비를 제외한 전반적인 국내 경기는 개선흐름을 보였다"며 "국내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한은의 판단 유보는 불가피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8일 한은의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여파로 4월 하반월에는 소비지표가 악화됐지만 5월 이후 일부 유통업체 매출 증가와 함께 여가 관련 서비스업 부진이 완화됐다.
이 연구원은 또 "기준금리 동결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는 것은 전반적인 경기 상하방 리스크에 대한 중립 의견이 6월에도 유지됐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올해 하반기 경기에 대한 한은 전망이 비관적이지 않다는 전망이다.
이 밖에도 한은은 올해 마이너스 국내총생산량(GDP)폭이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정전 가능성, 미국 경기 회복 등 해외 발 호재가 국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증권가는 비기축통화국인 한국의 기준금리 2.50%가 선진국(0%)과 비슷한 수준이라 인하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