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머리 외국인’ 절대적으로 유리…감시목록 만든다
  • ▲ 자료 : 금융감독원
    ▲ 자료 : 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해외 페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설립해 외국인 기관투자자로 위장한 한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말 현재 금감원에 등록된 외국인 투자자 3만8437명 가운데 조세회피지역에 설립된 법인 소속은 7626명으로 전체의 20%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전체 424조2000억원의 11% 수준인 46조7000억원에 달한다.

    다수의 위장 투자자들은 해외 페이퍼컴퍼니에 증권을 분산 보유함으로써 자본시장법상 대량 보유 및 변동 보고를 회피하고 있으며, 기관투자자는 청약증거금이 면제되는 등 개인에 비해 월등히 유리한 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공개(IPO)의 경우 해외 법인 명의로 참여하면 외국인 투자자로서 청약증거금 부담이 없고 배정 비율도 개인(모집총액 20%)에 비해 3배 이상 높아 월등한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금감원은 위장 외국인 투자자를 가려낼 수 있는 내부모형을 개발하고 감시목록(Watch List)을 만들기로 했다.

    위장 외국인 투자자들은 자본시장 법규나 규제를 회피하는 경우가 많아 공정한 시장질서를 저해하고 올바른 정책수립과 감독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그 폐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장 외국인은 조세회피지역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거나 법인을 복수로 설립해 여러건의 외국인 투자등록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법인의 사업 실체가 불분명하고 자본금 규모가 영세하다는 특징도 있다.

    거래 측면에서도 위장 투자자는 시세 조종 등을 위해 잦은 매매를 하거나 투자 포트폴리오 없는 '몰빵 투자'를 통해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성향을 보인다.

    금감원은 이 같은 위장 외국인의 특징을 활용해 내부모형을 개발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장 외국인투자자는 공정한 자본시장질서 형성을 저해하고 올바른 정책수립, 감독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그 폐해가 심각하다"며 "투자등록 단계에서부터 이를 차단하기 위한 법규 개정 필요성을 금융위원회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