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냄새 분석...정확한 시료채취가 관건
  • ▲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3일 오후 4시 34분부터 6시 18분까지, 이날 오전 5시 21분부터 7시 20분까지 2차례에 걸쳐 수중 수색을 했으나 추가로 실종자를 찾지는 못했다.ⓒ연합뉴스
    ▲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3일 오후 4시 34분부터 6시 18분까지, 이날 오전 5시 21분부터 7시 20분까지 2차례에 걸쳐 수중 수색을 했으나 추가로 실종자를 찾지는 못했다.ⓒ연합뉴스


    세월호 침몰현장에서 수색에 좀처럼 진전이 없자 범정부사고대책본부(대책본부)가 '전자코' 시스템을 본격 도입했지만, 현장 여건이 워낙 열악해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일각에서는 전자코 사용이 세월호 인양 전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져 왔던 만큼 세월호 인양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전자코'로 실종자 찾는다…사용 환경 열악해 효과 의문


    4일로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80일째를 맞았지만, 아직 11명의 실종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실종자 시신 추가 수습 소식은 10일째 끊긴 상태다.


    대책본부는 4일 수색에 진전이 없자 그동안 검토해온 전자코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자코는 잠수사들의 촉각에 의존하는 기존 수색방법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해수에 포함된 화학적 혼합물의 냄새를 분석하는 방법이다. 실종자 시신이 있는 세월호 공간(객실 등)의 물을 보통의 물과 비교해 나타나는 차이점으로 실종자 수색범위를 좁히겠다는 의도다.


    대책본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실종자 잔류 가능성이 있는 공간의 해수 등에서 22개의 샘플을 채취해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자코가 제 기능을 다 할지는 의문이다.


    세월호가 침몰한 현장의 상황이 시료 채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의 바닷물 유속이 빠른 데다 시료를 채취하는 객실 등이 밀폐돼 정지된 상태가 아니다 보니 시료 채취가 온전하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과학부 교수는 "전자코 도입은 시신에서 발생하는 냄새를 화학적으로 분석하자는 건데 현장에 바닷물이 계속 유입되는 데다 해조류나 갯벌, 기름 유출에 따른 여러 냄새가 뒤섞여 있을 수 있어 (분석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장에 기계를 직접 투입할 수 없으므로 잠수사를 통해 시료를 채취해야 하는데 오리발을 움직이면 갯벌이 움직여 샘플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책본부가 채취한 시료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 교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동시에 시료를 채취하는 것인데 세월호에 방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안다"며 "적어도 하나의 방에서 3~4개의 시료를 확보해야 하는데 가령 객실이 60개라면 총 180개 이상의 시료를 분석해야 한다는 얘기다"고 설명했다.


    전자코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시료 채취가 중요한데 현장 여건이 열악해 큰 기대를 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전자코는 마지막 희망·도전…세월호 인양 임박했나


    노 교수는 대책본부와 이런 한계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노 교수는 "다른 (수색) 방법으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일말의 희망을 걸고 배를 인양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도전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세월호 인양이 임박한 거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지난달 8일 15일 만에 2명의 실종자 시신을 추가 수습한 이후 4일까지 다시 10일째 추가 소식이 끊기는 등 실종자 수색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자코 분석 결과가 나오고 그 결과에 따라 추가로 수색작업을 벌였는데도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경우 대책본부가 조심스럽게 선체 인양 얘기를 실종자 가족에게 꺼내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재로써는 전자코 분석 결과가 언제쯤 명확하게 나올 거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잠수가 가능한 조건에서 잠수사가 3~5개 시료를 채취해오면 그때마다 분석작업을 벌여 그래프로 시각적 패턴을 확인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노 교수는 "시료 안에 포함된 다양한 냄새를 분석해 걸러내고 통계적으로 처리해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대책본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총 20여개의 시료를 분석했고 누적된 시각 자료에서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그래프 변화가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