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 넘을 수도…관광 콘텐츠·기반시설 늘려야
  • ▲ 유람선이 부산 감만부두에 입항해 있는 모습.ⓒ연합뉴스
    ▲ 유람선이 부산 감만부두에 입항해 있는 모습.ⓒ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유람선을 타고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8% 증가한 44만9000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유람선 여객이 하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보여 올해 100만명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 관광객의 비중이 큰 가운데 관심을 끄는 관광·문화콘텐츠의 유무에 따라 항만별로 희비가 엇갈려 중국인 관광객을 사로잡을 콘텐츠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 44만9000명…유람선 하반기에 성수기 100만명 넘을 수도


    해양수산부는 올 상반기 제주, 부산 등 국내 항만으로 들어온 유람선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23만8000명보다 88.8% 증가한 44만9000명이라고 7일 밝혔다.


    제주항이 24만5000명으로 지난해 12만1767명보다 2배(101.8%) 이상 증가했고 부산항 12만4000명, 인천항 5만1000명으로 각각 65%와 73% 늘었다.


    광양항과 목포항으로는 올해 새롭게 2만7000명과 439명이 각각 들어왔다.


    유람선 여객 증가는 프린세스크루즈사의 사파이어 프린세스호가 올해부터 한-중 노선을 비롯해 동북아 시장에 신규 취항했고, 로얄케리비안크루즈사의 마리너 오브 더 시즈호와 코스타크루즈사의 코스타 아틀란티카호 기항 횟수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마리너 오브 더 씨 기항 횟수는 지난해 상반기 6회에서 올해 46회, 코스타 애틀란티카호는 2회에서 66회로 각각 급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유람선 관광객은 100만명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 관계자는 "보통 7~9월에 유람선 성수기가 도래한다"며 "지난해도 총 79만명의 유람선 여객이 다녀간 가운데 하반기에 70%에 해당하는 55만명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주변 즐길 거리로 광양항과 여수항 희비 엇갈려…중국 관광객 끌 상시 콘텐츠 필요


    대부분 항만의 유람선 관광객이 늘었지만, 울산항은 지난해 444명에서 올해 309명, 여수항은 5392명에서 399명으로 각각 30%와 93% 줄었다.


    그동안 유람선은 광양항보다 여수항을 즐겨 찾았다. 2012년 여수항에 유람선 전용부두가 완공됐고 같은 해 여수엑스포가 열리면서 관광객 유인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처지가 뒤바뀌었다. 여수항은 유람선 관광객이 93%나 빠져나간 가운데 지난해 상반기 입항 실적이 전혀 없었던 광양항은 2만7000여명이나 찾았다.


    광양항과 여수항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관광객이 주변에서 즐길 거리를 찾기가 광양항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여수는 2012년 엑스포가 열린 본무대지만, 행사 이후 관광객을 계속해서 끌어들일 만한 콘텐츠가 적다는 의견이다.


    반면 광양항은 가까운 순천만에 2013 국제정원박람회의 관광 자원이 남아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여행사 입장에선 관광객이 즐길 요소가 남아 있는 국제정원박람회장과 낙안읍성 민속마을, 순천만자연생태공원 등을 묶어 관광 상품화하기가 더 쉽다 보니 여수항보다 접근성이 좋은 광양항을 코스로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여수도 4월부터는 엑스포장을 재개장해 운용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중국인 등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관광 콘텐츠 유무가 항만 이용 실적을 가른 셈"이라고 부연했다.


    국내에 들어오는 유람선 여객의 84%는 씀씀이가 큰 중국 관광객으로 알려졌다.


    관광공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유람선 여객 1인 평균 소비액은 중국인 913달러, 일본인 367달러, 미국인 243달러였다.


    이상문 해수부 해운정책과장은 "유람선 기항이 증가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동북아 유람선 중심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활성화 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형 유람선 여수항에 접안 안 돼


    대형 유람선이 여수항에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유람선 관광객 급감의 원인으로 꼽힌다.


    여수항에는 유람선 전용부두가 있지만, 댈 수 있는 유람선 규모는 8만톤급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 한-중 노선을 신규 취항한 사파이어 프린세스호의 경우만 해도 11만톤급으로 수심이 얕은 여수항에는 접근할 수 없다.


    해수부 관계자는 "지난해 여수항에는 6번 유람선이 왔지만, 소규모 유람선"이라며 "전용부두가 있지만, 큰 유람선은 이용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유람선 관광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까지 여수항 유람선 전용부두를 15만톤급으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