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노조와의 법정 다툼 승소 잇따라법적 장애물은 끝… 구성원 끌어안기만 남아
  • ▲ 하나금융지주의 시너지 경영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하나금융과 내부 구성원 간의 소송전에서 하나금융이 잇따라 승소했기 때문이다. ⓒ NewDaily DB
    ▲ 하나금융지주의 시너지 경영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하나금융과 내부 구성원 간의 소송전에서 하나금융이 잇따라 승소했기 때문이다. ⓒ NewDaily DB

    하나금융지주의 '시너지 경영'에 힘이 실리게 됐다. 하나금융과 소액주주·노동조합 사이의 소송전에서 법원이 하나금융 측의 손을 잇따라 들어줬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그간 조직의 통합을 통한 시너지 경영을 추구해 왔다. 이를 위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카드부문의 합병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얼마 전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바라는 속내를 은근히 내 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은 소액주주와 노동조합 등 내부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냉가슴만 앓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법원 판결이 족쇄를 풀어준 셈이다.

◇ "합병 문제 없어"… 통합작업 청신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오영준 부장판사)는 6일 하나금융지주가 한국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할 때 이뤄진 포괄적 주식교환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하나금융은 작년 3월 외환은행 주식 5.28주를 하나금융 주식 1주로 바꾸는 주식교환을 통해 외환은행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외환은행 소액 주주들은 이 과정에서 주식 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산정된 데다 절차상 명백한 하자가 있었다며 하나금융 등을 상대로 주식교환의 무효 확인을 청구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하나금융의 손을 들어줬다. "소액 주주들이 주장하는 바와는 달리,  두 회사의 주식교환 비율이 현저히 불공정했다고 볼 수 없고 하나금융이 소액 주주들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외환은행 노조가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신청이 기각되기도 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의 외환카드 분사 절차를 중단해 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노조 측은 "외환카드 분사가 하나SK카드와의 통합 절차이므로 외환은행의 독립경영 보장을 명시한 2·17 합의서 위반에 해당한다"며 이를 중단해 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합의서는 신용카드 사업 경쟁력 방안을 실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며 "합의서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 ▲ 김정태 회장의 시너지 경영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내부를 포용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 하나금융그룹 제공
    ▲ 김정태 회장의 시너지 경영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내부를 포용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 하나금융그룹 제공

    ◇ 법원 족쇄 풀려… 이제는 구성원 끌어안을 때

  • 이번 판결로 김정태 회장의 시너지 경영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김 회장은 취임 이래 계속 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강조한 바 있다. 2014년 신년사에서도 '시너지를 통한 고객 확대 주력'을 강조하는가 하면, 지난 3일 열렸던 출입기자 오찬간담회에서는 "이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이야기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발언했다. 사실상 한 지붕 두 가족처럼 지내온 계열사들의 합병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시너지 경영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내부의 반발이다. 최근 있었던 일련의 소송들도 내부 반발 때문에 진행됐던 것이다. 이 소송에서 연달아 승소하면서 일단은 김 회장과 하나금융 쪽에 힘이 실리게 됐다.

    하지만 법정 다툼에서의 승소가 문제의 해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합병 대상이 된 계열사 노조를 중심으로 "더욱 강하게 저항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훈 하나SK카드 노조위원장은 "이번 판결로 인해 더욱 힘을 얻게 된 하나금융 측이 노조를 탄압할 것이 염려된다"며 "노조탄압 행위 중지 및 고용안정 보장 등이 약속될 때까지 무기한 1인 시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노조는 7일 오전부터 서울 을지로 하나금융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내부 반발이 강해지는 것과 관련, 김 회장은 "내부 구성원 모두를 진심을 통해 끌어안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반대 여론 설득 방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회사의 발전을 바라는 진심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 아니겠느냐"며 "진심을 다해 내부 설득을 할 방침"이라고 답했다.

    시너지 경영이 진정으로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내부를 포용하는 김정태 회장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금융권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