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현대해상.메리츠손보 등..보상금 줄이려 다빈도 암 분류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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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들이 최근 암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암 보험의 보장 범위를 은근슬쩍 축소하고 있다.

    암 보험은 보험회사에서도 가장 손해율이 높은 상품인데다 암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1년 암발생률, 암생존율, 암유병률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신규 암환자수는 21만8017명(남자 11만151명, 여자 10만7866명)으로 전년도 대비 6%, 2001년 대비 9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상금이 축소된 암들은 대부분 발생 빈도가 높은 암이다. 보험사들이 보상금을 줄이기 위해 다빈도 암을 일반암에서 소액암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이달부터 모든 암보험에서 발생빈도가 높은 대장점막내암을 일반암에서 소액암으로 분류했다.

    암은 보험사 상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분류에 따라 보상금 액수차가 크다.

    일반암으로 분류되면 보험가입 금액의 100%를 받는 반면, 소액암은 10%밖에 받지 못한다. 예를 들어 진단금 3000만원짜리 암보험에 가입했다가 대장점막내암에 걸리면 지난달까지는 100%인 30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달 가입자부터는 10%인 300만원밖에 수령하지 못한다.

    앞서 현대해상은 지난 4월 가입자부터 대장점막내암을 소액암으로 간주하고 있다. 삼성생명도 4월 가입자부터 비침습방광암을 일반암에서 소액암으로 분류했다.

    이 외에 보험사들도 내년 계약자부터 직장유암종을 소액암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내년부터 건강보험에서도 대장점막내암을 소액암으로 분류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들 암이 소액암으로 분류되면 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하는 보상금은 큰 폭으로 줄어들지만, 정작 고객이 보험사에 내는 보험료는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하 폭이 적다는 점이다.

    다른 여러가지 암 보장, 담보가 섞여 있다 보니 해당 보험의 보험료 인하 폭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보험료는 그대로인데 보장범위만 축소된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대장점막내암과 비침습방광암, 직장유암종의 경우 완치율이 높은 데다 수술비가 많이 들지 않아 소액암으로 분류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