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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반복적으로 보험금을 고객에게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보험사들은 과태료 가중부과와 업무정지 명령을 받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16일 "보험사들이 갖가지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꺼리는 행위를 막고자 불공정행위에 대한 제재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연내 국회에 제출, 통과되는 대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보험금 산정 및 지급과 관련한 민원은 전체 보험 민원의 37%에 달한다.
보험금 지급의 공정성을 제고하지 않으면 보험업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반영된 조치다.
불공정행위 규정을 위반한 보험사에 대해선 건별로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같은 행위를 반복하면 과태료를 가중해 최대 상한선까지 물릴 방침이다.
상한액 기준도 현행 5000만원에서 배 이상 올리는 방안이 검토된다. 지금까지 보험사에 대한 제재는 '건전경영 훼손'만 요건으로 두고 있어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진홍 금융위 보험과장은 "과태료 가중 부과의 구체적인 상한은 좀 더 협의를 해 봐야 결론이 나올 것"이라며 "다만, 반복하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사전 억제 및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특히 기초 서류상 보험금 지급 및 이익처리 위반, 설명의무 고의누락 등 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중대한 위법행위가 2년내 3회 반복될 경우에는 보험사에 업무정지 명령을 내려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미국 보험업법이나 판례상 인정되는 불공정행위의 유형을 법에 명시하기로 했다.
계약자 등이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한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났음에도 보험금 지급 여부를 알려주지 않거나 보험약관의 내용 또는 청구 관련 사실을 잘못 알려준 행위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 충분한 조사 없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삭감한 행위, 피보험자의 보험금 청구 후에 지급거절이나 지체를 위한 소송의 제기, 보험금 지급 조사 과정에서 악의적인 방법을 동원함으로써 계약자 등에 피해를 초래하거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위 등도 불공정행위에 속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 1년마다 과태료·과징금 등 기준을 감독원과 협의해 시장현실에 맞게 제재의 타당성과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밝혀 추후 보험사의 부당행위에 대한 징계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