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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현지시간) 트리폴리 공항 피격으로 비행기가 부숴지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리비아 내 이슬람 민병대간의 교전이 확산되면서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건설사들이 대피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
트리폴리에 현장이 있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비상상황에 대해 준비를 하면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 역시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필수 인력을 제외한 인원의 철수를 권고하고 나섰다.
23일 정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외교통상부·국토교통부·해외건설협회는 지난 18일 현대건설·대우건설 등 18개 리비아 진출 기업과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리비아 건설현장 내 미필수 이력의 철수를 강력하고 권고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리비아 내 트리폴리 공항 피격 이후 지역 민병대간의 교전이 계속되면서 현지에 나가 있는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2011년 카타피 정권 붕괴 때 처럼 당장 인력을 철수해야 할 정도는 아니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공사에 꼭 필요한 핵심인력을 제외한 미필수 인력부터 미리 철수할 것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특히 정부는 트리폴리 공항의 로켓 피격에 따른 관제탑 파손 등으로 리비아 전역의 공항이 마비 상태에 빠진 만큼 항공로를 제외한 인력 철수계획을 수립할 것을 현지 공간에 지시했다.
현재 리비아에 진출해 있는 대형 건설사는 현대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두산중공업 등이다.
가장 긴급하게 돌아가는 곳은 대우건설의 트리폴리호텔 복구 현장이다. 대우건설은 트리폴리 현장에 나가 있는 직원 전원을 트리폴리에서 230㎞ 가량 떨어진 미수라타 발전소 현장으로 대피시켰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교전 지역인 트리폴리에서 일차적으로 안전한 미수라타 현장으로 인력을 이동시켰다"며 "2시간 30분가량 떨어진 지역에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완전 철수에 대해서는 "내전 상황도 아니고, 발주처의 양해 없이 무단 철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리비아 현장은 트리폴리 호텔 복구 사업장 외에 벵가지 발전소, 즈위티나 발전소 등이 있다. 현장에 나가 있는 한국인 직원은 협력사 포함 총 107명이다.
현대건설은 트리폴리 서부발전소와 알칼리지 발전소 등 3개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 중이다. 트리폴리 서부발전소는 트리폴리 중심에서 약 20㎞ 떨어져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발전소는 주요 국가시설이어서 리비아 군·경찰이 보호하고 있다"며 "당장 철수할 수 없어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비교적 안정적인 분위기다. 공사 현장인 굽바시가 트리폴리에서 약 1500㎞ 떨어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얼이은 굽바시에서 공공주택 공사를 수행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교전 지역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어 현장에 긴장감은 돌고 있지만, 평상시대로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외교부와 국토부는 현지 상황이 더 나빠지면 리비아를 현재 여행적색경보(철수권고) 상황에서 여행금지국가(완전철수)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 경우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건설기업들은 건설인력을 모두 철수해야 해 공사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시공중인 리비아 지역내 발전소 등 공사현장은 102억 달러(약 10조원) 규모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