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 발등의 불인데 … 수도권 집중 문제 거론전세난 확산에 서울 중대형 오피스텔 중심 오름세 가팔라설상가상 내년 아파트 입주량 30%↓ … 임대시장 불안 가중
  • ▲ 서울 오피스텔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오피스텔 전경. ⓒ뉴데일리DB
    이재명 대통령이 “집값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밝힌 배경으로 수도권 집중을 지목한 가운데, 서울에서는 아파트 전세 물량 부족이 장기화되며 부족한 임차 수요가 오피스텔로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 타운홀미팅에서 “제가 집값 때문에 요새 욕을 많이 먹는 편인데, 보니까 대책이 없다. 있는 지혜 없는 지혜 다 짜내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며 “근본적인 문제는 수도권 집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행정기관 지방 이전이나 행정수도 건설, 2차 공공기관 이전도 좀 더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이야 너무 지나쳐 문제이긴 한데 지방을 보면 조금 조금 쪼개져 가지고는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며 충남·대전 통합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세계적인 추세를 보더라도 광역화가 일반적인 경로”라며 “수도권 일극 체제가 아닌 5극 체제를 만들고 여기서 소외되는 3개 특별자치도 강원, 전북, 제주도를 합쳐 5극 3특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집값 부담이 이미 정점을 넘어선 상황에서, 공급 기반이 사실상 서울에만 묶이면서 전세시장 전반의 압박이 아파트를 넘어 오피스텔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현 상황과 맞물린다.

    실제 서울에서는 아파트 전세 매물 부족이 오피스텔 시장으로 수요를 밀어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평균 전세가격은 2억364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2억3170만원)보다 476만원(2.1%) 올랐다. 도심권이 2억9702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동남권 2억5454만원, 서남권 2억4510만원 등이었다.

    상승은 주거 대체성이 더 큰 중형·대형에서 두드러졌다. 전용 85㎡ 초과 대형은 8억0066만원으로 3212만원(4.2%) 올라 폭이 가장 컸다. 전용 40㎡ 초과 60㎡ 이하 중형은 3억2333만원으로 1124만원(3.6%) 상승했다. 초소형(1억6842만원, 243만원·1.5%)과 소형(1억9997만원, 261만원·1.3%)보다 대형의 상승률이 높은 점은 아파트 전세 대체 수요의 유입이 뚜렷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아파트 전세 공급 부족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12월 1주(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3.06% 상승했다. KB부동산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58.5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문제는 내년 공급이 더 줄어든다는 점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9161가구로 올해보다 30%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공급 축소가 지속되면 수도권 집중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전세난은 아파트에서 오피스텔로 이어지는 단계적 확산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오피스텔이 사실상 대체 주거지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특히 내년 공급 감소까지 예정된 만큼 임대료 부담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