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광명·의왕 상승거래 속출…"로열층 고가매물 대기 적잖아"판교단지 최고가대비 1.5억↑…대출규제 2~3주 '반짝효과'뿐'진보정권=집값 상승' 재확인…연말 추가 공급대책 실효성 의문
  • ▲ 경기 의왕시 아파트단지 전경. ⓒ서성진 기자
    ▲ 경기 의왕시 아파트단지 전경. ⓒ서성진 기자
    서울에 이어 수도권도 대출규제 '약발'이 벌써 끝나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15부동산대책 발표직후 주춤했던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경기 성남·용인·광명시 등 규제지역 집값이 다시 상승폭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쏟아낸 세번의 부동산대책이 되려 시장내성만 키운 형국이다.

    24일 KB부동산 11월 전국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집값은 전월대비 3.81% 오르며 경기도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뛴 동작구(3.94%)와 비슷한 수준 오름폭이다.

    이어 △수정구 2.91% △광명시 2.36% △하남시 2.18% △과천시 2.00% △용인시 수지구 1.87% △안양시 동안구 1.50% △성남시 중원구 1.44%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경기권 집값 재과열 조짐이 포착됐다. 11월 3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의왕시는 집값 상승폭이 0.08%에서 0.38%로 한주만에 5배 가까이 뛰었고, 광명시도 0.16%에서 0.38%로 2배이상 급등했다.

    지역 대장단지, 신·구축 가릴 것 없이 상승거래가 잇따르면서 전체 집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광명시 광명동 '아크포레자이위브' 전용 59㎡는 지난 7일 이전최고가대비 1000만원 오른 9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썼다.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산운마을12단지 판교센트럴포레와이시티' 전용 55㎡도 지난 18일 이전최고가보다 1억5000만원 오른 13억3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호가를 올린 일부 매물들이 팔리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며 "대책 발표후 2~3주간 거래가 잠잠했다가 이후 고가매물을 시작으로 매수문의가 다시 늘고 있다"고 말했다.

    D공인 관계자는 "신축은 로열층, 구축은 내부 리모델링이나 수리를 마친 매물 위주로 매수대기가 걸리고 있다"며 "호가에 맞춰 매수콜을 넣었는데 집주인이 계좌를 주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산성역자이푸르지오1단지' 전용 74㎡는 지난달 18일 이전최고가보다 1000만원 상승한 11억8000만원에 새주인을 맞았다.
  • ▲ 수도권 아파트 전경. ⓒ서성진 기자
    ▲ 수도권 아파트 전경. ⓒ서성진 기자
    아파트 매매시장이 장기간 가라앉았던 의왕시 경우 아직 신고가 사례는 없지만 상승거래가 점차 늘어나는 양상이다.

    의왕시 내손동 '의왕내손e편한세상' 전용 84㎡는 지난 5일 직전거래보다 2100만 오른 9억86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서울에 이어 수도권 집값까지 다시 상승폭을 키우면서 총 3번의 걸친 부동산대책도 무색해졌다. 정부가 수도권 135만가구 공급에 이어 3중 규제라는 극약처방까지 꺼내들었지만 시장 안정은커녕 '진보정권에선 집값이 오른다'는 공식만 입증한 셈이다.

    정부가 예고한 연말 역대 최대 규모 주택공급 추가대책도 시장내 기대감이 크지 않다. 주요 방안으로 언급된 그린벨트 해제와 유휴부지 활용 등은 이미 문 정부 시기에도 추진됐다가 흐지부지됐고 주민·시민단체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무리 강도 높은 규제가 나와도 결국 집값이 오른다는 학습효과를 이번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꼴"이라며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두겠다고 했지만 결국 시장 내성만 키웠다는 점에서 결과물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가 공급대책도 공공기여 및 임대비율을 대폭 낮추거나, 사업성을 높이지 않는 이상 제대로 된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 이후 시장내 학습효과가 커졌다"며 "이로인해 규제후 거래가 잠깐 위축됐다가 원래 상승세를 되찾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규제안 발표 때마다 시장 내외부에선 집값이 장기적으로 다시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즉 결국 집값은 다시 오른다는 시장심리가 공고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