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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현대차그룹 간 한국전력 부지 입찰 경쟁이 치열한 '쩐의 전쟁'으로 번질 전망이다.
31일 부동산개발업계 등에 따르면 7만9342㎡에 달하는 한전 부지 개발비는 최소 10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 측에서 제시한 본사 부지 감경 가격 3조3346억원, 서울시 기부채납 1조3000억원, 건설비 3조, 금융비용 및 취·등록세 2조원 등을 더하면 최소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입찰 방식이 최고가 경쟁입찰이라는 점은 개발비용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요인이다.
단 1원이라도 더 많이 써내는 쪽이 입찰을 따내는 이 같은 방식에서 삼성과 현대차 측이 기존 한전의 감정가를 그대로 써낼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결국 각자의 자금 동원력이 이번 인수전을 판가름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단 현재로써는 삼성이 현대차그룹을 크게 앞서고 있는 상태다. 삼성그룹의 현금보유액이 현대차그룹을 크게 앞설뿐만 아니라 삼성그룹이 본격적으로 입찰에 뛰어들 경우 삼성 특유의 강한 추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경영평가기관 CEO스코어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현금보유액은 66조원, 현대차그룹은 42조8000억원이다.
삼성그룹은 국내 최대 부동산 투자사인 삼성생명과 최대 건설사인 삼성물산을 주축으로 이번 사업을 진행하고 삼성전자는 투자자로 참여해 지원 사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삼성그룹은 자금의 90% 이상(약 59조원)이 삼성전자에 집중된 반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골고루 상당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현재 가장 공격적으로 한전부지 인수에 나선만큼 삼성과 뜨거운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리가 한전부지를 인수해야 하는 절박한 이유를 해당 지역 주민들과 주주, 이해관계자들에게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단순히 높은 가격을 제시해 인수하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한전부지 인수의 명분을 강조했다.
자금력에 있어 현대차가 삼성에 밀리는 것 아니냐는 업계의 우려에도 큰 걱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그룹의 자금이 삼성전자에 몰려있는 반면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골고루 상당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자금 동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계열사들이 한전부지 신사옥에 들어오는 만큼 계열사별로 자금을 배분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부지 낙찰자 선정일은 다음달 1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