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고발은 집안싸움 아냐… 조직 기강 잡기 위해 불가피""템플스테이 마찰은 행사 진행 이견… 잠자리 다툼 아냐"
  • ▲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거취 등의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NewDaily DB
    ▲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거취 등의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NewDaily DB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행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과 관련, 이사회가 책임을 물어 사퇴를 요구하면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건호 행장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주전산기 교체 건과 관련 임직원 3명을 검찰에 고발하게 된 배경 △추후 거취 문제 △템플스테이에서 발생한 갈등 건 등에 대해 1시간 반에 걸쳐 취재진의 질의 응답을 받았다.

◇ "조직 기강세우기 위해 불가피… 집안싸움 아냐"

취재진의 질문은 우선 이 행장의 '고발'건에 집중됐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6일 김재열 KB금융지주 최고정보책임자(CIO)와 문윤호 KB금융지주 IT기획부장, 조근철 국민은행 IT본부장(상무) 등 3명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 기존 IBM시스템에서 교체되는 유닉스의 잠재적인 위험 요인을 알면서도 이를 이사회 보고서에 고의로 누락시켰다는 것이 이 행장 측의 인식이다.

이 행장은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이 마비될 경우 소비자는 물론 국내 경제 전체가 혼란을 겪을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며 "범죄 행위에 대해 형사상 고발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집안싸움'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 그는 강하게 부정했다. 이 행장은 "조직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사실관계 규명이 꼭 필요했고, 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일 뿐, 집안싸움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 "이사회가 물러나라면 물러날 수밖에"

이 행장의 거취 문제를 묻는 질문도 쏟아졌다. 그는 "거취 문제는 이사회에 전적으로 위임할 일이지, 내 의지대로 할 일이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거취에 대해 내가 고집부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사회가 국민은행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만큼, 이사회에 일임하겠다. 즉, 이사회가 나가라면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 행장은 "일부 언론에서 사설 등을 통해 나에게 물러날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던데, 내 거취 문제는 언론 보다는 이사회가 결정할 일이다"며 언론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무엇을 믿고 막나가느냐"고 일부 언론에서 비판하던데, 내가 믿는 것은 모든 것이 진실로 돌아온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진리', 그리고 내 양심"이라고 말을 이었다.

이사회와 화합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엔 "화합을 못할 이유가 있겠느냐. 잘못된 일을 바로잡으려 했을 뿐이다. 어느 누구를 비난하거나 사안과 관련없는 일로 비난한 사실은 없다"고 박혔다.

그러나 "오늘 기자회견을 지주와 사전 협의했느냐"는 질문엔 "오늘 이 자리는 그동안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제 입장을 해명하는 자리인데 지주와 왜 협의를 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해, 임 회장과의 소통이 아직 원활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 "템플스테이 갈등, 밝힐 순 없지만 방 문제 때문은 아냐"

템플스테이에서의 불협화음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일부 언론에서 '방 배정 문제로 임 회장과 갈등을 일으켰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이 행장은 강하게 부정했다.

이 행장은 "제가 어린애입니까? 잠자리 문제로 박차고 나오진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신앙심이 깊진 않지만 나는 유아세례를 받은 기독교인이다. 임 회장은 불교 신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종교는 다르지만 대승적인 화합을 위해 그 자리에 동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행사 취지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된 부분은 분명히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한 건 맞다"며 "잘 준비까지 하고 갔다가 귀가하게 된 건 별개의 개인적 사정"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개인적 사정'이 무엇인지, '행사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게 무엇이었는지'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는 말로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