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금융서비스 제공한다는 기대와 고객정보 유출 우려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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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드·보험사의 빅데이터 활용이 단순 상품 분석에서 사기거래 탐지,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빅데이터를 통해 국제카드 부정거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 금융사고 사례와 최근 사고 유형을 면밀히 분석해 카드 매입시점이 아닌 승인시점에 정상거래 여부를 판단하는 부정사용 예방 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을 국제카드에 적용했다.
최근 국제카드의 경우 사고 추적이 원활하지 않은 점을 악용해 국내 가맹점을 대상으로 부정 매출을 일으키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기존에는 국제전표 매입 후 육안심사를 통해 비정상건은 해당 가맹점에 전표반송 처리를 했기 때문에 정확도나 신속성이 떨어졌다"며 "이제는 국제전표 매입 시점이 아닌 승인 시점에 정상거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가맹점주가 국제카드도 안심하고 승인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8월 비씨카드도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활용해 체크카드 전용 FDS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비씨카드가 체크카드 부정사용 거래 유형을 분석한 결과, 비교적 고액의 신용한도를 부여 받는 신용카드와 달리 통장 잔액부족, 1회 체크카드 사용한도 초과 등에 의한 거래 등 거절 특성이 나타났다.
부정사용 금액과 건수, 부정사용 발생 시간대, 부정사용 발생 가맹점 등이 비교적 고액의 신용한도를 부여 받는 신용카드와 차이를 보였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비씨카드의 체크카드 사용액은 38조원 가량이었으나, 올해 말에는 45조원(전체 사용액 중 30%)을 넘을 것으로 예측되는 등 체크카드 사용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FDS 서비스를 체크카드에 접목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LINK(링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빅데이터로 고객의 소비를 분석해 연령대와 소비생활이 비슷한 고객들이 자주 찾는 가맹점의 할인 혜택을 알려준다.
모바일 홈페이지나 전자지갑인 '삼성 m포켓'으로 로그인하면 개인 페이지에 소비패턴이 비슷한 고객들이 가는 가맹점의 할인 혜택이 자동으로 들어와 있고, 이 중에서 고객이 원하는 가맹점에 링크를 걸어두기만 하면 언제든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쿠폰을 따로 챙겨갈 필요도 없고, 결제시 문자를 통해 바로 할인 내역을 알려줘 이용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서비스는 모바일로 자주 접속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 40만명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오는 10월에는 전회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빅데이터를 보험사기 분석에 적용하고 있다.
우선 현대해상은 청구된 보험 건에 대한 경험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는 보험사기방지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을 적용한 후 전체 사기사건의 25%를 적발했다.
삼성화재도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으로 보험사기 고위험군 분석 시스템을 도입했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사고의 위험도를 점수로 측정, 일정 점수 이상의 건에 대해서는 보험사기 의심 건으로 추정해 즉시 조사를 벌인다.
이 같은 빅데이터 활용을 두고 금융권 안팎에선 고객에게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대와 함께 고객정보가 유출될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이충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권의 빅데이터 활용은 올해 잇따른 정보유출 사고를 계기로 개인정보 관련 제한이 한층 강화돼 쉽지 않아졌다"면서 "그러나 증가하는 개인정보를 금융기관이 합법적으로 수집하고 활용한다면 고객은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고, 보안산업 등 유관 산업의 시장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