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횡령-향응수수-음주운전-폭행 등 '비리 백화점'
  • ▲ 기름 빼돌리는 CCTV 모습ⓒKBS 캡처
    ▲ 기름 빼돌리는 CCTV 모습ⓒKBS 캡처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한 모양새다.

     

    소방대장은 소방차의 기름을 훔치고 갓 들어온 신입사원은 업무용 컴퓨터를 빼돌린다.

     

    사택 관리비와 출장 여비 횡령, 강의료 편취와 법인카드 무단 사용은 차라리 애교 수준.

     

    너도나도 뇌물을 받고 거래처 향응수수에 무면허 상습 음주운전까지 끝모를 비리 백태에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박완주 의원은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4 임직원 징계현황'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벌써 35명이 각종 비위에 연루돼 6명은 해임, 5명은 정직, 또다른 5명은 감봉 조치를 받았다.

     

    원전비리가 드러났던 2012년과 2013년 2년 동안에는 해임만 42명에 달했다.

     

    하지만 한수원이 직원 감싸기에만 급급해 부정부패와 비리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 ▲ 기름 빼돌리는 CCTV 모습ⓒKBS 캡처

     

    지난해 10월 소방차의 기름을 훔치는 CCTV가 공개돼 큰 충격을 줬던 원자력본부 소방대장은 "훔친 금액이 적은데다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당초 해임에서 정직 6개월로 징계수위를 낮췄다.

     

    업무용 컴퓨터를 훔친 직원도 '깊게 반성하고 신입사원'이란 이유로 정직 6개월로 의결했다.

     

    사택관리비를 횡령한 자재팀 과장은 "회사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고 수수한 돈을 개인적으로 지출하지 않았다"며 징계위가 정직 대신 감봉 3개월로 처벌을 낮췄다.

     

    음주운전과 회사의 명예훼손으로 징계위에 회부된 고위간부 역시'본인의 반성과 장기근무' 등을 이유로 징계를 견책으로 바꿨다.

     

    타이어 고가 구매는 관행이라며 조사 조차 하지않고 담당 직원은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업무량이 증가했다"며 감봉에서 견책으로 징계를 조정했다.

     

    상습적 무면허 운전에 교통사고 후 도주까지 했던 직원은 "자체감사 결과 해임했다"고 보고됐지만 실제 징계심사위원회에서는 '혈중 알코올농도가 낮고 사고피해자가 연락처를 준 것을 기억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정직 1개월로 의결됐다.

     

    부하 직원으로부터 향응수수를 받았던 발전소 간부는 "반성과 향응수수 금액을 반납했다"는 이유로 견책, 향응을 제공한 직원은 징계조차 받지 않았다.

     

    이밖에 지난 5월에 드러난 1급 간부의 마약류 취급 불법행위와 상급자를 폭행한 직원 등은 고발조치 없이 해임으로 무마했다.

     

    박완주 의원은 "해마다 한수원의 제 식구 감싸기에 국민들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며 "17일로 예정된 한수원 국정감사에서 철저한 직무감찰과 일벌백계 의지를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