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위 중소기업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위 중소기업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중소기업청(중기청)과 한국전력도 관피아(관료 마피아)가 낙하산으로 산하기관이나 협력업체에 재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박완주(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중기청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4급 이상 퇴직자 재취업 현황을 보면 총 51명의 퇴직자 중 18명이 산하기관에 기관장이나 본부장으로 재취업했다. 퇴직간부 3명 중 1명꼴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창업진흥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 재취업이 집중됐다.


    올해만 해도 이모 전 경기지방청장이 시장경영진흥원과 소상공인진흥원이 통합돼 지난 1월 출범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재취업했다. 강모 경기지방청장과 유모 서울지방청 창업성장지원과장은 각각 창업진흥원 원장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사관(2급) 이상 고위공무원은 산하기관 이사장이나 원장, 부이사관(3급) 이하는 본부장급으로 재취업하는 등 직위에 따라 산하기관 직위가 결정돼 자리 나눠 먹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산하기관에 재취업한 퇴직간부는 2명을 제외하고는 퇴직일 한 달 이내에 낙하산으로 산하기관에 임명됐다.


    박 의원은 "낙하산 근절을 외쳤던 박근혜 정부에서 중기청 간부 공무원 출신이 대거 산하기관으로 재취업하는 현상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며 "중기청 산하기구가 퇴직 관료들의 회전문 인사 출구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력설비 정비 공기업인 한전KPS는 퇴직 임직원이 재취업한 협력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백재현(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전KPS의 2직급 이상 임직원 39명이 15개 협력업체에 재취업했다. 이 중 33%인 13명은 A사에 재취업이 집중됐다.


    특히 한전KPS가 2012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발주한 사업금액 1588억원 중 41%에 해당하는 650억원이 퇴직 임직원이 재취업한 협력업체에 돌아갔다.


    한전KPS 퇴직 임직원이 가장 많이 재취업한 A사는 140억원을 수주했다. 다른 재취업 협력업체의 평균 수주금액인 46억원보다 3배 이상 많다.


    반면 전체 188개 협력업체 중 1건도 수주 못 한 업체는 82개사에 달했다.


    전체 협력업체의 8%에 불과한 15개 재취업 협력업체가 나머지 협력업체의 평균 수주액 10억여원의 4배 이상을 수주한 셈이다.


    백 의원은 "중앙행정부처에 관피아가 있다면 전력업계에는 '전(電)피아'가 있다"며 "전력 공기업의 퇴직 임직원이 협력업체에 재취업하고 이들 업체가 일감을 싹쓸이하는 것은 특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