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 배제 분위기·방만 경영… 현 회장 연임 불투명
  • ▲ 은행연합회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돌고 있다. ⓒ NewDaily DB
    ▲ 은행연합회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돌고 있다. ⓒ NewDaily DB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전반에 불어오는 '탈(脫) 관피아(관료+마피아)' 바람이 은행연합회에도 영향을 미칠까.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의 임기 만료가 임박하면서 후임자에 대한 하마평이 돌고 있다. 후임자로는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과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전 우리금융 회장),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등 4명이 거론된다.

◇ 관피아에 방만경영… 현 회장 연임 '안돼요'!

은행연합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취임한 박 회장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연임이 가능하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박 회장이 연임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금융권 전반에 ‘탈 관피아’ 바람이 불어오는 현 상황이 관료 출신의 그에겐 불리하기 때문이다. 그는 제17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2007년 2월까지 경제 관료로 근무해 왔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후인 2008년 6월부터 2009년 1월까지는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박 회장 재임 중 은행연합회의 경영이 방만하게 이루어졌다는 지적도 그의 연임가능성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8월 공개한 종합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직원복지 명목으로 큰 목돈을 지급하고, 연합회 회비로 수천만원의 예술품을 구매하는 등 방만한 모습을 보였다. 특목고에 다니는 자녀를 둔 직원에게 1인당 평균 446만원(일반고 161만원의 약 3배)을 지급하고, 공직선거에 입후보하는 직원에겐 3개월 이내의 유급휴직을 주면서 급여의 25%를 지급하는가 하면, 매년 사무실 환경 조성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들여 예술품을 구매했다는 것이다.

관피아 척결 바람이 불고 방만경영에 대한 지적이 불거지는 등 여러 악재로 인해 박 회장의 연임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 차기 회장, 관피아보다 정통 뱅커?

박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30일로 만료된다. 그의 임기가 한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차기 회장에 대한 하마평이 금융권에서 돌고 있다.
 
거론되는 인물들은 '정통 뱅커'와 '민·관을 두루 거친 인물'의 두 분류로 나뉜다. 조준희 전 행장과 이종휘 이사장은 각각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말단 행원으로 입사해 수장의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들이다. 반면 윤용로 전 행장과 김용환 전 행장은 관료 출신으로 분류된다.

일각에선 은행연합회의 공익적 성격을 감안, 금융기관 수장과 은행권 경험을 두루 거친 후보가 적합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때문에 관료 출신인 윤 전 행장과 김 전 행장의 이름이 끊이지 않고 거론되는 것.

하지만 탈 관피아 분위기에 힘입어 '정통 뱅커' 출신인 조 전 행장과 이 이사장이 더욱 유리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직인 박 회장을 제외한 역대 은행연합회장들이 모두 은행장 출신이었다는 점도 이런 의견에 무게를 실어준다. 박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거치긴 했지만, 은행 근무 경험은 전무하다는 점에서, 취임 당시에도 이례적인 경우로 여겨졌었다.

은행연합회장은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사와는 달리 회장추천위원회가 구성되지 않는다. 대신 총회를 통해 회장이 선출된다. 총회는 연합회 22개 정사원으로 구성된다. 현재 은행연합회 정사원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등 정책금융기관 이다. 당국과의 관계 정립도 중요하지만, 은행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임무다. 차기 연합회장 자리를 누가 거머쥘 것인지에 은행권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