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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에서의 타결 선언을 목표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FTA 협상의 대표를 장관급으로 격상한 것은 '정치적 결단에 의한 일괄타결'을 시도하기 위한 것이다"
"베이징 APEC의 최대 하일라이트는 韓中 FTA가 될 것이다"
협상대표단 등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전하는 한중 FTA 진행상황이다.
한중 양국은 6일 중국 베이징에서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까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14차 협상을 갖고 FTA 일괄 타결을 시도한다.7~8일 APEC 통상장관급 회담, 10~11일 APEC 정상회담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지막 담판'이다. 이례적으로 장관급이 협상 대표로 나선 것은 실무자가 결정할 수 없는 '정무적인 판단'까지 해서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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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차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양국 통상장관은 7~8일 APEC 회의에서 다시 만나 최종 결론을 내리고 10~11일 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협상 타결을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중국은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APEC 정상회의에서 한중 FTA의 타결을 바란다는 의사를 내비쳐 온 상태다.
자국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경제 회의에서 한국과의 FTA 타결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는 것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와 현지 매체들은 타결을 선언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리 정부도 공식적으로는 "시한에 쫓기지 않고 내실을 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내심 APEC에서의 타결 선언을 바라고 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대국답게 농산물 분야에서 통큰 양보를 할 경우 APEC 기간에 협상 타결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 7월 3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한중 FTA의 연내 타결을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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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무르 익었지만 핵심 쟁점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22개 챕터 중 △전자상거래 △무역구제 △위생·검역 △분쟁해결 △통관 △지적재산권 등 16개 분야에서 협상을 마무리 짓거나 의견접근을 이뤘지만 한국의 농산물과 중국의 공산품 개방은 여전히 '딜 브레이커'(협상 결렬 요인)가 되고 있다.
먼저 우리는 농수축산물의 경우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당초 고집을 꺾고 공산품 개방 시기를 당기더라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대부분의 농산물과 일부 중소기업 공산품을 초민감품목에 포함시키며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여기에 포함되면 양허 제외, 쿼터, 계절관세, 관세부분 감축 등 각종 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1만2232개 품목 중 10%, 수입액 기준 15%에 해당한다.
중국은 공산품 중 상당수 품목을 관세철폐가 10~20년 걸리는 민감품목군으로 지정했다. 관세철폐 5년 이내의 일반 공산품도 저울질하며 개방 시기를 늦추고 있다. 중국이 다른 목적을 가지고 우리의 농축수산물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농산물 압박을 지렛대로 삼아 서비스, 비관세장벽, 기술장벽 등 다른 분야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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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이 통상장관을 내세운 것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농축수산물과 공산품에 대한 정무적 조율을 꾀하기 위한 의도다. 협상 전문가들은 과거 FTA의 전례를 보면 막판에 최고위층의 정무적 결단으로 협상이 타결되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쉽지는 않지만 많이 정리됐고 중국도 상당히 하고 싶어 한다"면서 "6일 협상에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 논의을 이어가야 하는 만큼 오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