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푸싱·안방보험, 국내 증권사·우리은행 인수전 '노크'"금융시장 환경 악화" vs "튼튼한 금융사 등장" 금융권 평가 엇갈려
  • ▲ 중국계 금융자본이 한국 금융사 인수를 노리는 등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연합뉴스
    ▲ 중국계 금융자본이 한국 금융사 인수를 노리는 등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계 금융자본의 한국 시장 진출이 논란을 빚은 가운데, 중국계 자본도 국내 금융사 인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계 자본은 보험사와 증권사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지는가 하면, 최근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우리은행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보험·증권에 은행까지… 계속되는 '따꺼(大兄)'의 도전

중국 자본의 한국 진출은 처음엔 제조업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 금융업으로 그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글로벌 M&A 시장의 큰손'으로 꼽히는 중국 푸싱(復星)그룹은 최근 현대증권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푸싱그룹은 올해 들어 LIG손해보험과 KDB생명보험 인수전에도 도전장을 내민 바 있다. 이 회사는 국내 보험업과 금융투자업에 대한 관심을 공공연히 보인 상태다. 

국내 금융기관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중국 자본은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 안방(安邦)보험그룹은 정부가 매물로 내놓은 우리은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안방보험그룹은 최근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호텔인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을 2조원에 사들이면서 자금력을 과시한 바 있다.

교보생명이라는 강력한 후보가 있기에, 안방보험이 입찰에 나서더라도 실제 인수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중국 자본이 국내 시중은행으로까지 영향력을 넓히려 한다는 점은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중국계 자본이 한국 금융사 인수를 타진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난 2011년에는 중국 최대이자 세계 최대인 중국공상은행이 당시 우리금융 계열사이던 광주은행 인수 의향을 밝힌 바 있다. 동양증권에서 최근 간판을 바꿔 단 유안타증권 역시 중화권 자본으로 분류되는 대만계 자본에 인수됐다.

◇ 중국 큰손의 도전, 약일까 독일까

중국계 자본의 영역확정에 대해, 금융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우리나라의 금융경쟁력이 아직 확보되지 못하고, 세계적 금융사들과 겨룰 사전 준비가 미흡하다보니, 외국 자본들의 침투가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외국업체에 대해서는 각종 규제를 풀어주는 대신, 국내 업체에는 계속 규제를 가한다면 외국계 자본의 국내 진출이 계속될 것이고, 이는 금융시장 환경이 비정상적으로 변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국내금융의 새로운 도약 방안을 금융사와 당국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외국 자본의 국내 진출을 백안시할 것 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금융감독원 한 고위 관계자는 "일본 및 중국 자본들의 한국 진출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부실한 금융사보다는 튼튼한 금융사가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도 나을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안정적이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외국 자본이라고 해서 반드시 나쁘게 볼 이유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