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명령-5년 회계분리-과징금 62억 다음카카오 메시징시장 진출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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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U+와 KT가 독과점하고 있는 통신망을 악용해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얌체짓을 벌이다 톡톡한 망신살을 사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중소기업이 일궈놓은 메시징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뒤 망이 없는 경쟁업체들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저가공세로 점유율을 급속히 높여 온 LGU+와 KT에 대해'이윤압착' 혐의를 적용해 각각 43억원과 1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무선통신망 이용요금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향후 5년 간 관련 회계를 분리해 그 결과 및 실제 기업메시징서비스 거래내역 등을 공정위에 보고하도록 했다.

     

    이윤압착(margin squeeze)이란 원재료를 독과점적으로 공급하면서 완성품도 동시에 생산 및 판매하는 수직통합기업이 독과점을 이용해 완성품 시장에서 효율적인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로 이번이 첫 적용사례다.

     

  • ▲ ⓒ자료=공정위
    ▲ ⓒ자료=공정위

     

    공정위에 따르면 두 회사는 기업메시징서비스에 꼭 필요한 통신망 이용요금을 경쟁업체에는 자신들이 제공하는 기업메시징 서비스 가격에 비해 높게 책정해서 망이 없는 기존 중소경쟁사업자들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되도록 갑질 횡포를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기업메시징은 기업고객이 거래하는 이용자의 휴대폰으로 신용카드 승인내역이나 쇼핑몰 주문배송 등을 알려주는 문자메시지 서비스로 사업자들은 반드시 이동통신사의 무선통신망을 이용해야 한다.

     

    LGU+와 KT는 바로 이런 점을 노려 횡포를 부리며 전체 기업메시지 발송건수의 80%와 매출액의 65%를 독차지했다. 두 사업자의 점유율이 2006년 29%에서 지난해 71%까지 올라선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 ▲ ⓒ자료=공정위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 규모는 단문메시지(SMS) 기준 지난해말 현재 3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장문메시지(LMS) 및 멀티미디어메시지(MMS)까지 포함할 경우 4400억원 규모다. 주요 사업자는 무선통신망을 보유한 LGU+와 KT, 망이 없는 인포뱅크, 다우기술, SK네트웍스서비스, SK텔링크, 스탠다드네트웍스, SK브로드밴드 등이 있으며 SKT는 망을 보유하고 있지만 관련 사업은 영위하지 않고 있다.

     

    한편 중소기업들이 20년 가까이 어렵게 키워온 기업메시징 시장에는 또다른 거대공룡이 등장해 시장 전반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개인 문자수요를 순식간에 대체한 카카오는 지난 8월 기업메시징과 같은 서비스인 '옐로우 아이디'를 출시해 이미 1300개 업체와 계약하는 등 시장을 빠르게 확장해가고 있다. 시장진출 3개월만에 단박에 업계 3위로 치고 올라왔으며 조만간 시장 전체를 독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공정위가 다음카카오의 기업메시징 시장 진출과 독식에 대해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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