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났는데도 돈 안 내고 도망치는 손님 잡는게 우선" 의혹
"수십명 목숨 잃었던 15년 전 인천 호프집 참사 연상됐다"
  • ▲ ⓒ사진=뉴데일리
    ▲ ⓒ사진=뉴데일리


    글로벌 가구회사 '이케아'가 화재사고 발생 직후 첫 번째 조치로, 계산을 하지 않고 도망치는 손님을 막기 위해 비상구부터 틀어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8일 오후 1시 25분쯤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글로벌 가구회사 이케아(IKEA) 매장에서 오작동으로 울린 화재경보기 때문에 쇼핑하러 나왔던 고객들이 대거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고객들이 안전하게 사고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이케아 직원들이 되레 비상구를 의자로 봉쇄, 고객의 발을 묶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상구는 화재사고 발생 시 대피 경로로 사용되기 때문에, 비상구에 장애물을 쌓아두거나 봉쇄하는 행위는 현행 소방법상 엄연한 불법이다.

    이날 현장을 목격했다는 주민 A(34·남)씨는 "화재 경보음이 들린 후 바로 도망치려 했지만 일부 직원이 비상구 몇 군데를 의자로 막는 바람에 이동이 쉽지 않았다"며 "사고에 대한 안내방송조차 없어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상구 앞에 세워진 의자들을 보면서, 돈 안 내고 달아나는 손님을 막기 위해 업주가 비상구를 막는 바람에 수십여 명이 목숨을 잃었던 15년 전 인천 호프집 참사를 연상했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 ▲ ⓒ사진=뉴데일리
    ▲ ⓒ사진=뉴데일리


    이뿐만이 아니다. 이케아 측은 최초 경보음이 울린 후 10분이 넘어서야 '경보기 오작동'에 대한 안내방송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사이 비상구 쪽으로 몰려든 고객들은 서로 얽히고설켜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이케아 매장의 경우, 가구와 침구류 등을 주로 판매하고 있어 일반 가게에 비해 화재에 더욱 취약한 구조다. 그럼에도 안전에 대한 의식은 바닥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직후 이케아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 대한 안전관리 매뉴얼이 어떻게 되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교육은 받았지만 기억나지 않는다"는 황당한 답변 뿐이었다.

    한편, 지난 18일 문을 연 이케아 광명점은 연면적 13만1550㎡, 매장 규모 5만9000㎡이며 가구, 침구, 생활인테리어용품 등 8600여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한번에 5600여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특히 개장 첫날에는 1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매장을 찾는 등 사고 발생시 대형참사가 우려되는 곳이다.

  • ▲ ⓒ사진=뉴데일리
    ▲ ⓒ사진=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