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9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TF 출범
  • 올해 금융권 최대 이슈로 떠오른 ‘핀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관련 계획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시중은행들의 행보도 바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오는 9일 출범한다.


    한국금융연구원과 각 금융지주사 연구소, 학계전문가가 참여하고 최저자본금 요건, 소유 및 지배구조(금산분리), 본인 확인 방식 개선(금융실명법 적용), 인터넷전문은행의 업무 범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산분리·최소자본금 규정 제도 완화 등 풀어야 할 과제 산적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앞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금산분리 제도 완화 여부다. 현재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은 산업자본이 은행지분 4%를 초과 소유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기업이 은행을 계열사로 뒀을 때 고객의 예금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만큼 금산분리라는 제도를 통해 이를 예방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관련해 향후 지급결제 업무 등 정보기술(IT)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IT기업이 대주주로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허용하고자 금산분리를 완화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IT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분을 갖게 될 경우, 기업의 부실이 은행으로 이어져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금산분리 제도 완화를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금산분리 제도가 완화되지 않으면 오직 금융사만이 인터넷은행을 설립할 수 있게 돼 인터넷뱅킹과 큰 차이점이 없으므로, 설립 허용이 무의미해진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인터넷은행이 대규모 기업대출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제2금융권과 IT기업이 금산분리 규제에서 예외 대상이 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인터넷은행의 여신업무를 소액대출로 한정해 금산분리 완화의 위험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시 자본금에 대한 규정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은행법에 따르면 시중은행 1000억원 이상, 지방은행 250억원 이상의 설립자본금이 필요하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은 전국 영업이 가능하고 영업점이 없다는 특성을 감안해 일반 은행보다는 적고 지방은행보다는 많은 최저자본금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비대면 실명 확인 허용 여부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금융실명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거래 고객의 실지 대면 확인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가로막는 제도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금융사들은 비대면 방식의 계좌 개설은 허용해 주되 자금 이체 후 실시간으로 인출하는 것은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타인의 공인인증서로 계좌를 만든 뒤 금융사기를 벌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에 금융당국은 비대면 실명 확인 절차를 일부 허용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터넷뱅킹 상 타 금융사의 공인인증서를 활용하는 방안, 자동응답서비스(ARS)로 전화번호와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확인하는 방법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적으로는 지문·목소리·홍채·안면 등 생체 인식을 통한 다양한 확인 방법도 제기되고 있다.


    ◇농협·기업·우리銀· 제2금융권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관심 多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점포운영 비용을 줄이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신규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최근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고 밝혔으며 권선주 기업은행장도 자회사 형태로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경영연구소·우리FIS와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핀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등에 대한 준비를 해나갈 계획이다.

    시중은행 외에도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저축은행 1위인 SBI저축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고 장기적으로 SBI저축은행을 인터넷 은행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올해 안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도입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의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관련 준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