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경쟁력 아직 검증된 바 없어"IBK증권 "미국 수준 되려면 최소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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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핀테크' 활성화 차원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허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기존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단순 인터넷은행은 당분간 큰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진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인터넷전문은행 약인가, 독인가'라는 보고서에서 "인터넷은행의 경쟁력이 아직 검증된 바 없다"며 "미국과 일본의 인터넷은행들과 각국 5대 대형 은행을 비교해 볼 때, 총자산 대비 대손비용률이 현저히 낮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인터넷은행의 대손비용 경쟁력에 대해선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총자산 대비 판매관리비 비중 역시 기존 은행보다 다소 우위에 있으나 현격한 차이가 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주택담보대출에 특화된 인터넷은행은 주담대 대출수익률이 낮아 수익성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고, 중소기업대출에 특화되면 일정 부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으나 중소기업의 신용리스크는 정량적 데이터에 의존하기 어려워 오랜 기간의 정보와 노하우가 축적돼야 하므로 단기간 내 특화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결국 인터넷은행이 특화하기 쉬운 부문은 가계 소액신용대출인데, 이 경우 기존 은행들의 가계 신용대출 자산규모가 크지 않아 큰 위협이 될 수 없다는 것.

    최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이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대출시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면서 "국내 법규 정비와 인터넷은행 설립 등의 시간을 감안하면, 기존 은행에 대한 영향은 중.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IBK투자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인터넷은행이 미국과 일본 수준으로 발전하려면 최소 10년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IBK증권은 미국과 일본의 인터넷은행이 전체 은행시장에서 차지하는 평균 점유율이 각각 3.9%, 1.0%라며 이를 대입해 산출한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시장의 이론적 규모는 총자산 47조1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0년 후에도 전체 은행시장에서의 점유율이 4% 미만이므로 국내에서도 기존 은행에 당분간 별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