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새 루블화 가치 6% 급락CDS 프리미엄은 5.91%로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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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국가부도 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2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투기등급인 정크 수준의 'BB+'로 1단계 강등했다. 러시아가 투기등급으로 추락한 건 약 10년 만에 처음이다.


    S&P는 향후 전망도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유지했다.

    S&P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제재로 외환이 부족해지고 유가 폭락으로 인해 석유수출 수입이 감소, 러시아의 경제 전망이 악화됐다"며 신용등급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또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연간 0.5% 오르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1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루블화의 가치는 전장 대비 6% 급락했다.

    또 러시아 국채의 신용부도위험스와프(CDS) 프리미엄은 급등, 5년물이 5.91%까지 치솟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CDS프리미엄은 채권의 부도 위험을 반영한 일종의 가산금리다.


    스피로 소버린 스트레티지의 니콜라스 스피로 이사는 "S&P의 신용 강등은 러시아의 재정과 경제 위기가 심각하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과 은행권의 자본 재충전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며 "S&P는 러시아의 거시 경제와 외부 경제 환경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평가 절하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S&P는 러시아의 강점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비관적이다"라며 "러시아는 국부펀드 등을 포함해 대규모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자본시장은 이미 신용 강등 상황을 대비해왔으므로 이번 강등에 따른 여파는 그다지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P는 앞서 지난해 12월23일 러시아에 대해 통화 유연성 악화와 경제 약화를 이유로 신용등급 '부정적 관찰대상(Creditwatch Negative)'에 편입하고 추후 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현재 러시아에 대해 투자적격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다른 신용평가사도 조만간 S&P의 뒤를 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달 무디스와 피치는 러시아 신용등급을 최저 투자적격등급인 'Baa3(BBB-)'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