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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나 기자가 만난 名醫] 정상 뇌의 무게 1500g이 900g으로 줄어드는 병(病) 치매, 그 가벼워진 빈 공간을 따뜻한 진료로 채우는 최경규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를 만났다. 치매는 특히나 가족의 '사랑'과 '이해'가 필요하다 귀띔한다. 아시아국가 중 일본과 한국만 평균수명이 높은 관계로 유독 치매발병률이 높다고 지적하며, 일상속 소소한 습관의 변화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대목동병원 최경규 신경과 교수는 지난 2008년부터 서울시 양천구치매지원센터 센터장으로서 치매 예방과 인식 개선 사업 등 공로 인정받아 2014년 9월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장관상을 수상했다. 오는 2015년 3월까지 대한신경과학회장을 맡으며 앞서 대한치매학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현재 그는 치매 진단 및 약물·비약물 치료에 주력하고 있다.
◇ 치매, 평균수명과 사이클 함께 한다
"한번 파괴된 뇌세포 회복 불가능해, 평생의 치료 중요하다"강원도 원주서 나서 춘천에서 줄곧 학창생활을 했다는 최경규 교수는 위로 누나 넷, 아래로 동생 둘을 둔 7남매 중 다섯째다. 고교시절, '물질'이 먼저냐 '정신'이 먼저냐 하는 본원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던 중 신경학에 자연스레 관심을 옮겼고, 그 길로 당시 존재치도 않던 신경과에 눈을 떴다고 고백했다.
"1983년에 처음으로 연대에 신경과가 생겼습니다. 당시만 해도 중풍과 간질·뇌염 등이 주된 환자군이었고 치매는 발병률이 높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치매와 파킨슨 환자가 많죠, 시대의 흐름과 일치합니다. 평균수명이 80대로 늘다보니, 치매 또한 많아지는 것입니다."
현재 치매 환자는 80대의 경우 10중에 5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 됐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해 치매를 마주하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헌데 뇌세포는 한번 망가지면 회복은 절대 불가하기에 치매는 진료 시 치료하고 손을 놓는 것이 아니라 평생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최 교수는 한번 환자는 평생 관리가 따르므로, 가족력까지도 상세히 고려해가며 환자를 돌본다. "없어진 뇌세포를 다시 만들어 낼 순 없지만, 살아있는 세포를 훈련시켜 근육을 강화시키듯 건강하게 만들어 치매 진행속도를 늦출 순 있습니다. 또 거듭 강조할 테지만, 치매는 '예방'이 중요합니다."
약물치료 및 비약물치료 등 다양한 치료방법을 도입해 치매·파킨슨 환자들의 삶의 동반자를 자청한 최 교수는 현재 대한신경과학회장 회장으로 활동하며 신경과 교수들의 진료환경의 질을 제고하는 데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학회 차원에서 파킨슨 대국민 강좌를 매년 4월 11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구마다 강좌가 열리며, 이대목동병원은 양천구와 합니다. 올해로 11년 째 입니다" 이어 그는 현행 의료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보건당국에 제언했다.
"심평원이나 복지부의 고시 등은 현재 급속히 발달한 현대의학의 속도를 따라올 수 없습니다. 공공성을 위해 규제가 필요하지만, 각각 의사의 윤리에 맡기는 등 일정부분에 있어 자율성 또한 필요한 실정입니다. 학회가 제도와의 투쟁에 시간을 소모하다보니 낭비전이 아닐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질병은 개개인마다 다른데 일률적으로 전산규제를 행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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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상의 진행 지연 가능한 '치매'
'수분 섭취'와 '걷기 운동' 등으로 사전에 예방해야 조기 치료 효과 높아최경규 교수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안타까웠던 전두측두엽 치매환자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전두엽에 병이 생기면 집착이 생기며 평소에 안하던 행동을 합니다. 보통 쉽게 볼 수 있는 경우는, 열쇠를 무려 32개를 갖고 다닌다거나, 남을 의심하는 등 집착증이 생기는 환자분들을 볼 수 있죠" 이어 10년 전, 그의 환자였던 김 모씨(65세. 남)를 언급했다.
"교직에서 평생을 일하고 교장까지 역임한 후 정년퇴임을 했던 분이셨는데 전두측두엽 치매가 발병했죠. 제게 계속 치료를 받고 계셨는데, 자제분들과 함게 멕시코로 가시는 바람에 치료가 중단됐습니다. 정기적인 약물치료를 받아야 증상이 심해지지 않는데 약이 끊겨 돌발적인 행동을 하시고 말았고, 결국 사위와 아내가 간통을 했다고 의심을 한 나머지 살인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치료의 중단이 비극의 주요인으로 이어졌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치매는 그 증상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 지연시키는 효과에 따라 1/3은 몇 년간 호전될 수 있지만, 지연이 가능한 시기는 증상이 발현되는 초창기에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매와 파킨슨을 혼동하는 이들이 적잖다며 그는 "치매는 '해마'가 먼저 없어져 기억을 상실하는 것이며 파킨슨은 운동을 담당하는 '흑질'이 손상돼 제일 먼저 운동 기능에 장애가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질병의 발현지점은 다르지만, 결국 최종적으로는 뇌세포가 사라져 심각한 기억장애를 겪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요즘 젊은 세대를 위주로 늘고 있는 알코올성 치매에 대해 그는 "균형을 잡는 '소뇌'에 먼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치매와 파킨슨은 아직도 예방법에 대해 확실히 몰라 애를 먹는 경우가 잦지만, 알코올성 치매는 원인이 확실하므로 신경세포가 기능을 잃기 전에 건강한 음주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알코올성 치매의 경우 블랙아웃이 빈번하다면 치매의 전조증상이기에 금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치매 및 파킨슨의 예방법에 대해 전했다. "과학적으로 확립된 것은 물을 하루에 1.5리터~2리터까지 먹어 수분함유량을 높이는 것과, 하루에 2,30분 이상 걷는 것 두가지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습니다."
이어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헬스장에서 뛰는 것은 심폐기능은 좋아지지만, 단순운동이기에 되레 사람 많고 혼잡한 거리를 거니는 것이 뇌 건강에 좋습니다. 종합적인 사고인지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비타민B와 E의 섭취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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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목동병원-양천구 치매지원센터를 통해 치매 예방 및 진료 앞장
최경규 교수, "치매도 산정특례에 포함돼야 환자 부담 덜 수 있어""치매는 절대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병이 아닙니다. 초기엔 약물로 대처가 가능하지만, 경과가 지나 증상이 심해지면 24시간 옆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악화됩니다. 이에 가족의 이해와 사랑을 전적으로 요합니다. 증상 악화 시기를 2년만 지연시켜줘도 충분히 환자가 자립할 수 있게 되므로 남아있는 건강한 뇌세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매환자가 난폭해지는 것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병'입니다. 이점을 오해하지 않도록 의료진은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설명을 해줘야 하죠" 현재 이대목동병원은 치매 진료를 중심으로 강서구·양천구와 진료 협약을 맺고 치매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치매 센터는 '가족모임'이 '중심'입니다. 약물 치료 이외로 미술, 음악, 심리상담 등의 치료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원센터는 치매환자 가족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해, 각 가정의 고충 및 아픔을 나누는 데 힘쓰고 있다. 또 약물치료보다는 비약물치료 중점으로 인지건강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지기능향상치료는 무척 중요합니다. 앞서 거론했다시피 근육을 강화하듯, 뇌신경 사이 연접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물론 예방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연접 강화는 조기 환자에게 성공률이 높으니 앞으로 치매 또한 예방의학으로 진보해야 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치매는 유전이 2% 미만입니다. 유전이라고 오인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실이 아니죠. 과식, 흡연, 음주 등의 생활습관으로 인한 치매가 훨씬 일반적이므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질병입니다. 따라서 치매가 발병하기 전 뇌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방법이 치매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꿈을 묻자 주저 없이 '치매 환자의 산정특례 선정'과 '국가 차원의 60세 이상 치매 고위험군 조기 검사 지원'을 드는 그다. "치매 환자들의 경우 대개 기초수급자에, 치매 뿐 아니라 다른 질환으로 다양한 약들을 복용하시기에 한 달에 10만 원 가량의 치료비가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 분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진정 환자를 위하는 '의사', 최경규 교수의 꿈이 이뤄지길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