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은행권 최초 IT기업 영역 클라우드 데이터 스트리티지 서비스 선언
  • ▲ 아나 파트리샤 보틴 산탄데르은행 회장ⓒ블룸버그
    ▲ 아나 파트리샤 보틴 산탄데르은행 회장ⓒ블룸버그

    최근 '핀테크(금융과 IT의 융합을 일컫는 신조어)' 바람을 타고 금융산업의 영역으로 거세게 진출하는 IT기업에 맞서는 은행의 반격이 시작됐다.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의 아나 파트리샤 보틴 회장은 3일(현지시간) 글로벌 은행들 중 최초로 IT기업들의 서비스 분야인 데이터저장(클라우드 데이타 스트리티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탄데르는 자산규모가 약 1조5000억 달러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최대 은행이며 글로벌 15위 은행이다.


    최근 부친으로부터 회장직을 승계한 보틴 회장은 영국 대표를 맡을 당시에도 1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설립해 핀테크 기업에 투자했고, 자신의 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된 소상공인들을 P2P대출회사에 소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그만큼 핀테크 분야에서 발빠른 행보를 보여 왔다.


    보틴은 "IT기업들은 은행보다 잉여 현금이 많은 반면 규제는 적어 경쟁에서 유리한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산탄데르는 연간 IT 예산이 30억 유로에 달하는 만큼, 주요 IT기업에 비해 적지 않은 투자를 하고 있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향후 IT기업들을 적극적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했다.


    시장에서는 보틴의 발언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지는 "방대한 고객 데이터와 대규모 IT시스템을 가진 은행권이 향후 비즈니스영역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특히 보안문제에 대해 고객들이 기업보다 은행에 더 안심할 수 있게 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스페인 2위 은행인 BBVA도 최근 비트코인업체 코인바스와 온라인 은행인 심플 등 핀테크 업체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애플의 '알리페이'와 '페이팔', 중국의 알리바바 등 IT기업들이 결제부문을 중심으로 금융영역에 속속 진입하고 있는 데 따른 은행권의 경계심 증가를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은행들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희성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국내 은행권도 보안문제에 대한 신뢰성 제고를 기초로 신규 비즈니스 창출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