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저가 타이어 관세 부과 영향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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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불황에 허덕이는 타 제조업계와 달리 한국·금호·넥센 등 국내타이어 3사가 지난해 나란히 '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타이어 3사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5.4%, 10.4%, 11.9%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의 비율을 나타낸 것인데, 한 기업이 일정기간 동안 얼마나 장사를 잘해 어느 정도의 수익성을 남겼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같은 전방산업군인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8.5% 수준에 머문 데다, 글로벌 타이어업계 매출 1·2위를 기록 중인 브리지스톤과 미쉐린의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13.7%와 12%임을 감안하면 국내 타이어 3사 모두 눈에 띄는 이익창출능력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국내 타이어업체들의 이 같은 호실적은 천연고무 등 각종 원재료 가격이 크게 하락한데다, 높은 수익성을 담보하는 초고성능 타이어의 매출 비중이 예년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등록된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타이어 제조의 주원료가 되는 천연고무의 t당 가격은 2012년 340만원에서 234만원까지 크게 떨어진 상태다. 합성고무 역시 같은 기간 동안 378만원에서 263만원까지 단가가 내렸다. -
공급과잉 여파가 지속된 탓이라는 분석이다. 전 세계에 공급되는 대부분의 천연고무는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되는데, 최근 베트남을 중심으로 농장 대형화가 이뤄진데다 기술 발달 영향으로 재배면적당 수확량도 크게 늘고 있다. 반면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고무 수요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며 판매가격 인하에 대한 압박도 높아지고 있고 실제 판가가 내린 면도 있지만, 원재료 가격 안정세로 인한 수익성 제고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 된다"라고 말했다.
일반 타이어 대비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는 초고성능 타이어의 매출이 늘었다는 점과 글로벌 완성차브랜드로의 신차용타이어 공급을 확대했다는 사실도 타이어 3사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글로벌 매출액 30%에 이르는 초고성능 타이어의 판매비중이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타이어 기술력 척도로 여겨지는 런플랫(펑크가 나도 시속 80㎞ 이상으로 100㎞ 안팎의 거리를 달릴 수 있는 고성능타이어)과 레이싱용 타이어도 10.8%나 더 팔렸다.
또 2013년 말부터 벤츠 S클래스, BMW 5시리즈, BMW X5 등 고급 완성차 메이커에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시작하며 브랜드 인지도 또한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넥센타이어의 초고성능 타이어 매출 비중 또한 전년대비 3.6% 늘어난 37.9%를 기록했고, 이 회사 역시 미쓰비시, FCA, 폭스바겐 등에 신차용타이어 공급을 확대해가는 중이다.
올해도 국내 타이어 3사는 각 공장 신·증설 효과 및 미국의 저가 중국산타이어 제재에 대한 반사이익을 누리며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안으로 중국 중경 및 인도네시아, 헝가리 공장의 증설을 완료할 예정이다. 2016년부터는 미국 테네시 공장의 본격 가동에도 들어간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2016년과 2018년에 미국 조지아와 체코 자테츠에서 타이어를 양산할 예정이다.
올 초 미국 정부가 저가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린 것도 중장기적으로 국내 타이어 3사의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북미 타이어 시장이 미국 시장의 경기회복 예상과 함께 2013년부터 18년까지 5%대 연평균성장률이 전망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2월 수출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의 중국산 타이어 관세의 효과가 생각보다 강력하게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며 "중국산 타이어 수입액이 전년동기대비 44.8% 감소한 반면 한국산 수입은 24.8% 증가했는데, 12월에는 상계관세 효과만 있었지만 올 1월부터는 반덤핑 관세 효과까지 가세되므로 수출입 방향성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