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움직임 포착된 듯"MBK, IMM PE, 자베즈 등 사모펀드 등 롯데, CJ 등 컨소시엄 구성 여부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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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올 M&A 시장 최대 매물로 꼽히는 금호산업 인수전이 닻을 올렸다. 이번 인수전의 경우 금호그룹 전체가 패키지로 나왔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높다.
현재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고, 호남기업이라는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박 회장 품에 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호반건설과 신세계 그리고 MBK, IBK, IMM, 자베즈파트너스 등 총 6곳이 참여한 만큼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이 쉽지않아 보인다.
현재 시장에서는 신세계와 호반건설의 이번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를 두고는 정말 매물(금호산업)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반의 경우 '시세차익'을 노린 '돌 던지기'로, 신세계의 경우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지도 모르는 롯데의 견제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곳은 신세계와 호반건설과 금호고속 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이하 IBK), MBK, IMM PE, 자베즈 등 국내 사모펀드 등 총 6곳이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금호산업 인수에 대한 관심을 전혀 드러내지 않다가 갑작스레 인수전에 뛰어든 신세계의 의중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나서 부인했지만, 마감 직전 부랴부랴 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또 다른 변수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신세계는 인수의향서 마감 전날인 24일까지도 인수전 참여에 대한 의사를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정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가)중요하다고 생각되면 회사에서 보고가 왔을텐데, 아직 보고받은 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만약 신세계가 금호산업을 인수하게되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 등의 '황금'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금호터미널 소유인 광주신세계백화점을 5000억원에 장기 임차하고 있는 데다가 유통, 항공업 등으로까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어 이번 인수에 따른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광주신세계백화점 임대차 등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것을 볼 때, 본 입찰에 나서지 않고 신세계가 박삼구 회장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백기사'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다수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경쟁 상대인 롯데그룹을 의식해 방어차원에서 LOI를 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지 롯데의 움직임이 감지돼 마감 시한 직적에 부랴부랴 의향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12년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입점한 인천종합터미널 용지를 롯데쇼핑이 사들이면서 조만간 쫒겨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에 롯데가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인천에서와 똑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신세계가 급해졌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신세계 외에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호반건설 또한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지분 4.95%를 확보했으며 최근 금호산업 인수를 검토하고자 딜로이트안진과 컨설팅 계약을 맺는 등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왔다. 금호와 호반은 모두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건설회사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호반건설이 단독으로 입찰에 나서기엔 자금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미뤄 볼때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이 인수전을 참여한 의도는 '금호산업'에 대한 욕심이 아닌 현재 비상장사인 자사의 재무건전성을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일시적으로 오르는 주가를 이용해 현재 가지고 있는 지분을 팔아 시세차익을 거두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6.16%에서 공시 의무가 없는 4.95%로 지분율을 낮춘 것도 이를 방증한다.
MBK, IMM, 자베즈 등 사모펀드들 또한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롯데나 삼성 등과 손을 잡았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삼성측은 "(금호산업 인수전과) 관련된 부분은 들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금호산업을 통해 사실상 그룹 전체를 인수할 수 있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높은 것은 분명하지만, 모든 경우의 수를 감안하더라도 호남 대표 기업의 간판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보면 박삼구 회장 이외의 다른 기업들이 차지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