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단, 지휘자, 음악기획자들 초청한 가운데 테너들 기량 선보여
  • 세계 음악계를 이끌어갈 한국의 테너를 찾자! 

     

    한국오페라애호협회는 오는 4월 10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서초동 ‘라비따’에서 ‘테너 하이C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번 페스티벌은 본격적인 2015년 오페라, 콘서트를 앞두고 테너 성악가들이 지난 겨울시즌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한편 ‘오페라한류’를 이끌 대한민국의 대표 테너들을 찾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후원으로 열릴 이번 페스티벌에는 국내 주요 오페라단 단장과 음악감독, 지휘자, 음악기획자, 음악애호가들이 참관할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세계적인 테너들은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 나이가 노년에 들어서도 하이C가 포함된 아리아를 연주하는 등 역량을 다져왔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탁월한 성악가들이 많지만 일찍 쇠퇴하는 경우가 많은데,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격려하고 확인하기 위해 페스티벌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 자격조건의 기준을 최정상급으로 높였기 때문에, 자신 있는 3~4명 만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한민국 음악계가 이제 양보다 질을 추구해야 할 상황을 맞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소수로 진행키로 했다”며 “이번을 시작으로 바리톤, 소프라노들도 페스티벌을 개최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페스티벌 초청 대상과 참여 자격

     

    <1> 페스티벌 초청 대상: 학력과 관계 없이 ▷해외 주요 극장에서 3년 이상 활동했거나 ▷주요 국제콩쿨에서 우승 또는 입상했거나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등 국내 주요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한 경력이 있는 테너이다.  

     

    <2> 연주곡: 연주자들은 라보엠, 운명의 힘, 아이다, 투란도트, 파우스트 등 오페라 가운데 아리아 2곡씩 연주하며 이 중 1곡은 반드시 하이C가 포함되는 아리아를 연주해야 한다.


    <3> 참여 테너들: 페스티벌에 참여할 테너들은 3월 10일부터 19일까지 이메일로 초대에 응하면 된다.  6677sky@naver.com
        ▶기재 사항= 성명/ 약력/ 연주곡(2곡)/ 연락처

     

    <4> 문의: 이메일: 6677sky@naver.com 문자: 010-8710-3293

     


  • 활약 늘어나는 한국의 테너들... 이제 슈퍼테너 시대를 열자!

     

    60~70년대 유럽에서 활동하던 테너는 김신환이 유일했다. 하지만 70년대 이후 국내에서 안형일, 박인수 교수를 비롯한 탁월한 역량의 성악가들이 후배들을 길러내면서 90년대 이후 대한민국 성악계는 르네상스를 맞게 된다.   

     

    신동호(중앙대 교수) 임웅균(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김남두(서울예술종합학교 교수) 박기천(서울장신대 교수) 등 벨칸토 창법의 진수를 익혀 유럽무대에서 돋보이는 활약한 테너들이 무대를 꽃피우고 후배들을 양성하면서 오늘날 세계 무대에서 한국 테너들이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유럽, 미국 등 무대에서는 김재형(Alfred Kim, 서울대 출신), 박지민, 정호윤, 박지응(Rudy Park, 중앙대), 홍성훈(Francesco Hong, 경희대)이 활약하고 있다. 독일을 중심으로 신상근(한양대), 국윤종(연세대), 강요셉이 활동하고 있고 각각 서울대, 한양대 교수로 임명된 이용훈, 김우경씨가 활발한 해외 연주를 하고 있다.  

     

    또 이동명(한국예종) 나승서, 신동원, 김정권, 이성민, 류정필 (이상 서울대) 강무림, 이정원, 이 헌, 한윤석 (이상 연세대) 김동원 (중앙대) 하만택, 지명훈 (경희대) 배재철, 이재욱, 이승묵 (한양대) 등이 국내 무대와 이탈리아, 독일, 미국 등 무대를 넓혀가고 있고, 강 훈(예종 대학원) 김지호(경성대) 김재우(호주) 김충식(베르디음악원), 김기선(빈국립음대) 등이 국내-해외 무대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이들에 이어 베르디콩쿨에서 우승한 김정훈(서울대), 벨베데레국제콩쿨, 서울국제콩쿨에서 우승한 김범진, 엘리자베스콩쿨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김승직(서울대), 예종을 나와 오스트리아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이원종 등이 차세대 테너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한국 테너들의 활약상은 돋보이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아직은 수퍼 테너 (Super Tenor)가 없다는 것이다.

     

    세계 테너계는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치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등 쓰리테너 시대가 저물고 로베르토 알라냐에 이어 롤란드 빌라손, 호세 쿠라, 요나스 카우프만, 파비오 사르토리, 마르첼로 조르다니, 라몬 바르가스 등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수퍼테너의 조건...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음악과 화려한 고음
     
    파바로티 등 쓰리 테너의 명성에 걸맞는 ‘수퍼테너’의 위치를 점하기 위해서는 관객들의 심금을 파고드는 ‘최고의 음악’과 하이C를 포함하는 ‘화려한 고음’을 갖춰야 한다.

     

    사실 우리 테너들 가운데는 롤란드 빌라손, 호세 쿠라, 요나스 카우프만, 라몬 바르가스 등 현재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테너들보다 훨씬 탁월한 하이C를 내는 테너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들은 음악이 약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음악성을 보강해야 한다.

     

    하이C를 포함한 고음에 문제가 있는 테너들은 본인이 가진 악기보다 더 무겁게 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이 준 소리는 리릭 레제로급인데 스핀토로 착각하고 무겁게 내는 테너들도 부지기수다.

     

    자신의 소리가 레제로급인데 무리하게 리릭 영역의 노래를 많이 부른다든지, 리릭 정도가 맞는 체급인데 스핀토, 드라마티코를 노래하려 애쓴다면 목은 망가질 수 밖에 없고, 단명이 불가피하다.

     

    관객들은 무조건 굵은 소리 질러대는 테너에 열광하지 않는다. 각자 자신이 가진 악기의 범위 내에서 최고의 음악을 낼 때 열광한다.

     

    오늘날 환 디에고 플로레즈가 하늘이 준 악기(레제로)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발성으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 라스칼라를 비롯한 전세계 오페라극장을 열광시키고 있다는 점을 새길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손수연 이사는 "세계 스포츠계에서 한국 선수들이 정상권을 휩쓸고, 대중문화 한류는 우리나라 음악인들이 이끌고 있듯이, 이제 우리나라 음악계도 수퍼테너를 배출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연구하는 습관...매너리즘 탈피해야

     

    시간이 지나면서 연주력이 떨어지는 것을 나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테너들이 많다. 그러나 대부분은 나이와 함께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소리를 너무 넓혀내는 버릇이 붙기 때문이다.

     

    자신이 무대에서 노래할 때마다 녹음해 대가들의 연주와 비교하고, 실력 있는 선후배들과 토의하면서 단점을 보강해나가는 등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연주력과 음악은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 하지만 매너리즘에 빠져 노력을 게을리 하다가는 후퇴할 수 밖에 없다.

     

    성악은 10여년 배운 것을 무대에서 써먹는 음악이 아니다. ‘내 악기로 낼 수 있는 최고의 음악’을 향해 노력해가는 것이다.

     

    이번 ‘테너 하이C 페스티벌’을 계기로 세계 음악계를 이끌 수퍼테너들이 등장하기를 기대해마지 않는다.      / 박정규 뉴데일리경제 대표 (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