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신증설, 셰일가스 출현으로 수출경쟁력 위협NCC 가동후 남는 찌거기 재처리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
-
-
롯데케미칼(대표이사 허수영)이 여수공장 3단지에 총 1400억원을 투입해 연간 10만t 규모의 'C5 고도화설비' 확중에 나선다. 연간 수입 대체 효과만 최소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5는 나프타(Naphtha)를 분해한 후 남은 찌꺼기로 그동안 연료 등으로 싼값에 팔아 왔지만, 이를 재처리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해 내겠다는 것이다.
이번 기술은 일본 JSR㈜(옛 일본합성고무)에서 들여왔으며, 전라남도 역시 공장 건설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롯데케미칼은 12일 동부지역본부에서 'C5 모노머 분리사업'에 대한 투자협약(MOU)을 전남도청과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나프타 분해 과정에서 에틸렌(C2), 프로필렌(C3), 부타디엔(C4)을 생산한 후 남는 찌꺼기인 C5(탄소 연결고리가 5개 이상 연결된 부산물로 분해가 쉽지 않음)를 재처리해 타이어와 고기능성 접착제, 페인트 등의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이소프렌모노머(Isoprene Monomer)와 디씨피디(Dicyclopetadiene), 피피릴렌(Piperylene) 등을 생산하게 된다. 이 제품들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 C5로 내다 팔 경우 사실상 나프타 가격 수준에 거래되지만, 재처리 과정을 통해 제품을 뽑아 내면 BD(부타디엔) 수준까지 그 가치가 올라간다.
작년 기준 평균 나프타 가격은 t당 700~800달러 수준을 보였으며, BD는 1200~1500달러 수준에 거래됐다. 특히 BD의 경우 합성고무의 원료인 만큼 자동차산업과 천연고무 시황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호황기에는 2000달러 중반대까지 치솟기도 했었다.
롯데케미칼이 C5 시장에 눈을 돌린 이유는 최근 셰일가스 출현 및 중동지역 에탄베이스 크래커 신증설과 그 움직임을 함께 한다.
셰일가스나 에탄 모두 경질원료로 '에틸렌' 수율은 높지만, 갈수록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는 프로필렌이나 부타디엔 수율은 아주 낮거나 거의 없다. 탄소 연결고리가 짧은 만큼 C2 이상을 뽑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나프타를 원료로 가동되는 국내 석화기업들의 경우 중국, 중동, 미국 등의 대규모 신증설과 주요 수요국의 자급률 상승으로 수출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되고, 중동, CIS 국가 중심 전통 천연가스와 미국의 셰일가스 출현으로 원가 경쟁력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수출경쟁력 확보와 중동발 저가 에틸렌에 맞서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사실상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C5 분리사업을 통해 부산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생산활동이 가능해졌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C5분리시설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전세계적으로 엑손모빌(ExxonMobil. 미국)과 제온(Zeon. 일본), JSR㈜ 등 손으로 꼽힐 정도다.
에틸렌 기준 세계 5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역시 롯데케미칼과 YNCC(여천NCC) 두 곳만이 이 사업에 진출한 상태다.
롯데케미칼 이번 사업을 통해 오는 2016년 상반기 총 10만t의 C5 관련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이소프렌모노머(3만t)와 디씨피디(2만5000t), 피피릴렌(4만5000t)을 생산해 타이어와 고기능성 접착제, 포장용 필름, 페인트 생산업체에 판매할 계획이다.
한편, 허수영 대표는 그동안 "경쟁력 확보를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의미 있는 성장을 할 수 있는 강건한 기업 체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면서 "신사업 개발은 미래 성장동력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