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SXSW… 기술, 인류의 몸·마음도 뛰어넘을 것
  • ▲ 2015 SXSW가 열리는 오스틴 컨벤션 센터 홀 ⓒ뉴데일리비즈
    ▲ 2015 SXSW가 열리는 오스틴 컨벤션 센터 홀 ⓒ뉴데일리비즈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과연 인간의 정의마저 바꿀 것인가? 3 15(현지 시간) 사흘 차에 접어든 2015 SXSW에서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이 사는 방식은 물론 인간의 신체, 그리고 마음마저 변경하고 교체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심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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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활 요건 중 하나인 의복이 완전히 새로운 형태와 기능을 갖추게 되리라는 전망이다. 3 15일 아침 텍사스 오스틴 주 JW 매리엇 호텔에서 열린 웨어러블을 넘어서: 미래의 원단과 패션 디자인이라는 제하의 세션이 좋은 예다. 미국의 테크놀로지 기업인 더 바바리안 그룹(The Barbarian Group)의 콜린 네이지(Colin Nagy)가 첨단 의류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대, 손목시계나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스마트한의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스마트 의류는 환경에 따라 모습이 변하기도 하며 인체 변화에 대한 데이터를 입출력하는 것은 물론, 데이터를 저장하는 등의 첨단 기능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또한 입은 사람의 신체변화를 원단 자체에 기록해 전송하는 기능이 있어 질병의 치료나 예방에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미래에는 패션 디자인 산업도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테면 과거 평면의 원단을 재봉틀로 박음질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3차원 프린터가 의류 제작에 이용되리라는 것.

     

    같은 시간 미래학자 히서 슐레겔(Heather Shclegel)이 진행한 세션 바이오메트릭스와 아이덴티티에서는 웨어러블 기기로 측정·기록한 개개인 고유의 신체 데이터가 은행업무나 자동차 시동을 거는 등 사회활동 때 본인 인식에 사용될 것으로 예견하기도 했다.


  • ▲ 2015 SXSW가 열리는 오스틴 컨벤션 센터 홀 ⓒ뉴데일리비즈


    바로 다음 시간 오스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또 다른 세션에서는 이 광의의웨어러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체와 완전히 동화되는 첨단 생체공학이 소개됐다. MIT 미디어 랩의 휴 허(Hugh Herr)가 직접 출연한 이 시간에는 어떻게 하면 인체와 완전히 동화하는 보철을 제작할 수 있는지 소개했다. 뇌를 포함한 인체의 신경과 근육이 서로 어떻게 신호를 주고받는지 이해하고, 인체의 생체공학을 파악함으로써 현재 의족은 공상과학영화에 나올 법한 수준까지 발전했다.


  • ▲ 2015 SXSW가 열리는 오스틴 컨벤션 센터 홀 ⓒ뉴데일리비즈


    그 자신이 두 다리를 잃은 휴 허는 연단에 직접 첨단 의족을 장착하고 나와 정상인 못지 않게 걷고 움직이는 모습을 직접 보였다. 그는 각 스포츠에 맞는 여러 세트의 의족을 두고 아직도 암벽등반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며, ‘원하는 만큼 키도 늘릴 수 있어 좋다고 농담하기도.


    휴 허는 생체공학뿐 아니라 신체재생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 역시 소개했다. 생쥐의 척추 일부를 잘라낸 후 줄기세포를 이용해 재생에 성공, 하반신을 다시 쓸 수 있게 된 데 이어 하반신 마비가 온 사람의 척수신경을 재생하는데 성공했다고. 이제 신체의 훼손이 곧 불구를 의미하던 시대가 간 것이다. 


  • ▲ 2015 SXSW가 열리는 오스틴 컨벤션 센터 홀 ⓒ뉴데일리비즈

     


    생체공학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아이덴티티도 새로이 정립할 필요가 생겼다. 14일 기조연설에 등장한 마틴 로스블랫(Martine Rothblatt)은 위성통신 회사를 운영하다 이후 바이오테크 회사를 설립한 인물. 결혼해서 자녀까지 있던 그는 이후 여성으로 성전환 해서 큰 화제가 됐다. 갈채 속에 등장한 로스블랫은 자기 자신과 의식이 법적으로 이혼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 과학의 발전을 통해 인간이 스스로의 아이덴티티를 바꿀 수 있게 된 상황을 시사했다.

     

    로스블랫이 전처를 모델로 삼아 만든 인공지능 비나(Bina)의 자아인식 수준도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비나는 내가 비나가 된 것은 원해서 된 게 아니다라며 울었다고. 함께 대담을 진행한 뉴욕 지의 리사 밀러(Lisa Miller)와 로스블랫은 아무리 인간이 다양성을 가졌다 하더라도 인공지능의 구현에는 인간의 다양성보다는 공통점에 대한 지식이 더 필요하며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의문을 가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종교에 관한 뛰어난 기사를 쓴 것으로도 유명한 리사 밀러는 대다수 종교에서는 자신의 생명을 위해 동물을 희생한다며 이종장기이식이라는 첨단기술과 종교의 공통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인간의 아이데티티를 인공지능에 이식하는데 성공한다면 그것이 곧 종교에서 말하는 영생(immortality)과 같은 개념이 된다는 것이다. 

     

    의복에서 시작해 몸, 급기야는 마음까지, 2015SXSW에서는 기술이 멀지 않은 미래에 인간의 삶뿐만 아니라 인간의 아이덴티티 자체를 바꿀 것이라고 예고한다. 필멸의 존재에서, 불멸의 존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