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업계 '끙끙'...공정위, 10여개社 직권조사 착수

# 유명 아웃도어 의류제조업체인 A사는 관련 업계에서 악명이 높다. 최근 2년간 41개 중소영세업체에 1000억원대의 재단과 봉제 일을 맡긴 뒤 하도급대금은 만기 60일이 넘는 어음으로 주면서 어음할인료 3억3600만원은 단 한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불공정 하도급행위 혐의가 있는 137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의 한 사례다. 당시 공정위는 단 석달간의 조사에서 89개 업체의 법위반 사실을 적발했고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금액만도 150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중소 하도급업체 절반이 가장 절실한 애로사항으로 하도급 대금 문제를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보다못한 공정위가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공정위는 16일부터 노스페이스·블랙야크·네파·K2 등 아웃도어 의류업체 10여곳에 대해 직권으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2주간 진행될 조사에서는 하도급대금 미지급 등 대금 불공정 혐의에 대한 집중 조사가 벌어진다.

특히 '윗 물꼬 트기' 조사방식을 통해 '못 받아서 못 주는' 순차적 대금 미지급 문제를 최우선으로 들여다 볼 예정이다.

주요 혐의사항은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늦게 지급하면서 지연이자를 안주는 행위 △대금을 어음이나 어음대체결제수단(기업구매카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등)으로 지급하면서 할인료나 수수료를 주지않는 경우 △발주자로부터 대금을 현금으로 받고도 수급사업자에게는 어음 등으로 지급하는 횡포(현금결제비율 유지 위반) △발주자로부터 선급금 등을 수령하였음에도 수급사업자에게는 미지급하는 행태들이다.

공정위는 1~2차 협력업체를 우선 조사해 상반기에 대금미지급 문제를 시정하고 원인이 상위업체에 있는 경우 하반기에는 윗 단계 업체도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윗 단계 대금지급이 잘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하위 2, 3차 단계로 확대해 그 아래 하도급업체에 대해서도 대금이 원활히 지급되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조사결과에 따라 스스로 시정하지 않거나 상습적인 하도급 횡포가 드러난 경우, 법위반 금액이 큰 경우는 악질적인 행위로 분류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검찰 고발 등 강력한 제재가 뒤따른다.

공정위는 "하도급 관련 민원이 많은 아웃도업 업체들에 대해 우선 조사에 착수했다"며 "관련 민원이 많은 자동차, 기계, 선박, 건설업종 등에 대해 차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