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오는 20일 45개 채권단 회의 열고 경남기업 추가지원 여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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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권이 올해도  '부실기업'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조원이 넘는 자금 수혈에도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들에 대한 대손충당금 부담으로 순익 급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3년 STX‧쌍용‧팬택, 지난해 동부건설‧모뉴엘‧대한전선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은행권은 최근 경남기업과 SPP조선, 성동조선해양에 발목이 잡혔다. 

    현재 워크아웃 중인 경남기업은 상장폐지와 법정권리 절차를 밟지않도록 채권단에 추가 출자전환과 신규자금으로 각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을 추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신한은행·한국수출입은행·KDB산업은행·국민은행·NH농협은행·우리은행·무역보험공사·서울보증보험 등 8개 주요 채권기관은 지원 여부를 논의했으나,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해외 자원외교 비리 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고 있는 경남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

    아울러 지금까지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의 워크아웃과 전액 자본잠식인 기업에 더 이상의 지원은 무리라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채권단은 경남기업에 2조2000억원을 쏟아 부었지만 지난 2013년 3109억원, 지난해 1827억원의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경남기업 채권단은 추가 자금지원 여부를 오는 20일 오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전체 45개 채권단 회의를 열고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업의 부실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SPP조선의 경우 지난 2010년 채권단과 자율협약에 들어간 뒤 5년 동안 6000억원 가량을 지원받았지만 최근 4850억원의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채권단 9곳 중 국민‧신한 등 5곳은 추가지원을 거부, 반대매수청구권 행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들 채권단은 추가지원을 해도 SPP조선이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우리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정부 소유 은행과 기관들만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기업과 SPP조선 지원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성동조선해양 지원 요청도 은행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성동조선은 지난 2010년 자율협약에 들어간 뒤 약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받았으나 최근 채권단에 4200억원을 추가 지원했다. 

    자금지원을 했던 부실기업들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은행권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경남기업, 대한전선, SPP조선, 성동조선 등 4개 부실기업에 이달 내 지원하거나 지원을 결정해야 하는 금액만 1조255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기업 부실이 잇따르다가는 순익이 급감한 지난해 4분기와 같은 상황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3분기 1조7000억원이었던 은행권 순익은 4분기에 8000억원으로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