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경기 회복, 이미 시작" …시장 환경 변화에 유의해야"강달러 시대 당분간 지속될 것" 분위기 지배적신흥국, 美 달러 강세에 취약…'회복세 미진할 것'


  •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상향조정했다. 저유가와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경기부양 정책이 그 배경이다. 

    하지만 중앙은행의 부양 조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이 과도한 차입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글로벌 경제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달러 강세 흐름은 세계 주요 경제국의 저물가를 심화시키고 수출을 줄여 성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에 저(低)유가와 유동성 확대 등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올해 3% 성장해 잠재성장률을 밑돌며 세계경제의 경기회복세는 완만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 ◇ 유로존 "경기 회복, 이미 시작" …시장 환경 변화에 유의해야
    미국 '강(强)달러 시대가 돌아왔다' 분위기 지배적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양적완화(QE)를 실행하는데 매입할 채권이 부족하지도 않고, 양적완화를 통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 회복이 이미 시작됐다고 자신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1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유로화 하락이 유가 하락 및 ECB의 양적 완화와 더불어 ECB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조정을 이끌었다면서 "유로존 경기침체가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는 "ECB 통화정책이 경기 회복을 지지하는 게 틀림없다"고 단언하며 "그리스 위기 재발에도 불구하고 포르투갈과 이전에 어려움을 겪었던 다른 국가들의 국채 수익률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올해 유로존 재정정책은 '성장친화적' 기조를 보이며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별로는 각각 다르겠지만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정책은 이미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경기부양적 정책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유로존 경기회복세가 강화될 시 글로벌 자본시장 호조 및 교역 증대를 통해 세계경제 성장을 이끌 수도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유로존의 경우 주변국 공공부채 증가, 인플레이션율 둔화, 구조개혁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언이다. 

    유럽과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대규모 양적완화를 실시하면서 '강(强)달러 시대가 돌아왔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미국은 연초 세계은행이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나라였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6월 3.0%에서 이번에 3.2%로 올리며 미국 경제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세계 각국의 분석에 힘을 싣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노동시장 개선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소비와 투자, 산업 생산도 점차 확대되는 등 경기회복에 따라 미국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까지 올리면 달러값은 더 뛰고, 특히 신흥국에 흘러갔던 돈이 미국으로 되돌아가면서 신흥국 경제는 자본 유출로 크게 휘청일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 신흥국, 美 달러 강세에 취약…'회복세 미진할 것'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중국경제 2014년 평가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경제는 정부의 내수확대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매판매 증가율은 2013년 13.1%에서 12.0%로 낮아졌다. 성장을 이끌었던 고정자산 투자도 15.7% 증가에 그쳐 2013년 19.7%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국경제 성장둔화가 더욱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중국은 고속 성장과 가파른 산업화로 야기된 각종 문제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내지 못한 채 '중진국 함정'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부동산 시장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산업구조조정 등으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시선이 강하다. 

    국제무역연구원 이봉걸 연구위원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는 예견됐던 일"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신흥국들은 일부 국가에서 거시경제의 구조개혁을 통한 성장세 회복이 전망되지만, 전체적으로는 성장세 회복이 여전히 미진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신정부의 경제정책, 투자환경 개선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러시아의 경우 투자와 소비심리 악화, 국제 유가의 하향 안정세 등 교역조건 악화, 긴축정책 등으로 성장률의 둔화세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당장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달러화 강세 지속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신흥국들은 긴장하고 있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 경제적으로 기초 체력이 취약한 신흥국이 1차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미국 경기가 일부 살아나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커져 강달러를 만들고 있다"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강달러로 계속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IB)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신흥국 비금융기업의 외환차입액은 2008년 7천억달러에서 2014년 2조1천억달러로 늘어났다며, 미국 달러화 강세로 이 지역 기업의 신용 취약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 전문가는 "아시아 국가의 대외부채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달러가 강세로 가면 부채가 더 늘어나 신흥국 금융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