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공장 설립 시 세제혜택 등서 국내 업체들 앞서 동남아 시장, 韓 전체 수출 비중 22% 차지


  • 중국철강업계가 자국 내 공급과잉 및 환경문제와 관련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자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어 국내 철강사들이 긴장하는 모습이다.

    값싼 중국산 철강재가 무분별히 유입되며 내수시장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국내 철강사들은 동남아 시장에 수출을 통해 이를 만회하고 있는데, 중국 철강업체들이 현지에 각종 공장들을 세워 본격 영업에 나설 경우 이마저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허베이강철이 남아프리카 정부와 연산 500만t 규모의 제철소 건설 협약을 체결하는 등 중국철강사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수도강철이 말레이시아에 70만t 규모의 고로를 건설해 시험 가동에 들어가고, 바오강철이 태국과 베트남에 강관 및 캔 제조 설비 건설을 검토 하는 등 동남아 지역으로의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철강사들의 전체 수출물량(3226만t)중 동남아 지역(725만t)이 차지한 비중은 약 22%에 달한다. 매출기여도가 높은 시장인 만큼 한국 철강사들 입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현지 공장 설립에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업체들이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 및 가공센터를 설립할 시 현지 업체들과 동일한 수준의 각종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 생산보다 직접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업체들의 경우 자연스럽게 중국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뒤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이 동남아 시장에 철강재를 수출하고 있다. 포스코가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 11개의 가공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다른 업체들의 경우 그 숫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동국제강과 세아제강이 각각 태국과 베트남에 1개씩의 사업장을 갖고 있는 것이 전부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박경현 연구위원은 "동남아 시장이 지리적으로 인접한데다 성장성이 높아 중국 철강업체들의 직접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며 "적은 물류비용으로 자국산 반제품을 활용하고, 최근 급증하고 있는 무역규제도 회피할 수 있어 향후 중국산 철강재의 동남아 시장 잠식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면 국내 철강사들은 동남아 수출 비중은 높지만 생산설비 직접 투자가 미진해 향후 무역규제 회피 및 시장 지배력 관점에서 중국 청강업체들이 비해 불리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대비책 수립이 요구된다"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