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연속 오르던 BSI 97.1 → 92.9 '뚝'제조·비제조업 동반 부진… 숙박·외식업 '아우성'반도체 빼면 수출도 미약"금리인하, 현 경기상황과 어긋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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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둔화 전망과 중동사태에 따른 심리 불안과 내수부진 우려 등 갖가지 악재가 쏟아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크게 위축됐다.20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9월 BSI는 92.9를 기록하며 8월(97.1) 대비 4.2p 하락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긍정적, 낮으면 부정적 전망을 나타낸다.기업 BSI는 5월(94.9) 이후 4달 연속 상승세를 타며 기준선 100에 근접하고 있었지만, 이번 전망에서 크게 후퇴했다. 미국 실물경기가 둔화하고 중국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밑도는 등 세계경기가 불안한데다 내수시장도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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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기전망은 제조업(93.9)과 비제조업(91.9) 모두 부정적인데 지난달 105.5로 기준선 100을 넘었던 비제조업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수가 지난달 1만2000명이나 줄어드는 등 건설경기가 꺾인데다 여름 성수기가 종료되면서 서비스업도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비제조업 7개 세부 업종 중에서는 도·소매(101.9)만이 호조 전망을 보였고, 나머지 6개 업종은 기준선을 하회했다. 특히 여가·숙박 및 외식업은(78.6)은 여름 휴가철이 마무리 됨에 따라 가장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제조업의 부진의 늪은 더욱 깊다. 제조업 10개 세부 업종 가운데 의약품(125.0)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4.3), 식음료 및 담배(105.3)가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100.0)에 걸친 목재‧가구 및 종이를 제외한 6개 업종은 업황 악화가 전망된다. 특히 내수 위축이 심화되면서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 등 내구재 전망은 64.3까지 떨어졌다.한경협은 "최근 수출은 대부분 반도체 호황에 기인한 것으로 반도체를 제외하면 수출 증가세는 미약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대외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기업 심리 전망이 위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경기침체가 가속화되는 요인으로는 오랫동안 하락세를 면치못하는 내수(96.3)와 투자(91.4)가 가장 먼저 꼽힌다. 내수의 경우 고금리 부담에 따른 가계소비 여력 악화로 2022년 7월부터 27개월 연속 100을 하회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선제적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짙어지면서 환율까지 흔들리자 수출전망지수가 99.2에서 94.5로 4.7p 하락했는데 이는 2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그동안 우리 경제를 떠받치던 내수가 무너지고 수출까지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기업들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만 기다리는 모습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에서 2.5%로 하향조정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를 압박하기도 했다.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8월 금통위에서 충분히 기준금리 인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기준금리를 조정하더라도 현 국내 경기 상황과 어긋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