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TV 시장 악재.. 삼성·LG 모두 직격탄…2분기 대결 과제 '갤럭시 S6 對 G4' 압축
  • ▲ ⓒ삼성전자.
    ▲ ⓒ삼성전자.


    '전자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1분기(1~3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삼성은 반도체의 호성적을 앞세워 일단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반면 LG는 기댈 수 있는 비빌 언덕이 보이지 않는 처지이다.

    나아가 2분기 승부처로 꼽히는 스마트폰 전쟁에서도 갤럭시 S6를 내세운 삼성이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반면, LG는 G3가 거둔 흥행 실적을 이어가는 동시에 갤럭시의 아성까지 뛰어넘는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는 부담을 떠안고 있다.

    KDB대우증권 황준호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50조3000억원, 영업이익 5조68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4조원대 초반까지 영업이익이 떨어졌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적이다.

    반도체가 이번에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매출 11조1000억원, 영업이익 2조9000억원을 올리며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반도체의 경우 20나노(1나노=10억분의 1m) 공정 전환과 DDR4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늘어나 수익성을 개선했다.

    나노 수가 작을수록 D램 속도는 비례해 빨라진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경쟁사들은 25와 29나노 D램을 주력으로 쓰고 있다. DDR4는 모바일 D램을 말한다.

    낸드 출하량도 지난해 4분기보다 11%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낸드는 D램과 함께 반도체 기억소자 중 하나다. 속도가 관건인 D램과 달리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을 기준으로 기술력 차이를 가늠한다.

    시스템반도체를 맡고 있는 시스템 LSI 사업부도 이전보다 적자폭을 줄이며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IM(IT·모바일) 부문도 매출 26조1000억원, 영업이익 2조3000억원으로 선방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출하량도 전 분기 대비 7% 증가한 8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견된다.

    갤럭시 A와 E 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고, 재고 소진에 따른 마케팅 비용 절감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CE(소비가전) 부문은 뼈아픈 손가락이다. 세계 TV시장이 비수기로 진입한데다 중국 세트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달러를 제외한 유럽과 러시아, 남미 등의 환율 절하가 세트 부문 수익성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 ⓒLG전자.
    ▲ ⓒLG전자.


    LG전자는 올 1분기 마땅한 숨 쉴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1분기 내내 전력투구를 했지만 현상유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G3의 후속 모델이 대박을 터뜨려주길 바라며 봄을 기다려야 할 판이다.

    매리츠종금증권의 지목현 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LG전자의 올 1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 14조5000억원, 영업이익 284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4분기(매출 15조2720억원, 영업이익 2751억원)와 비슷한 규모지만 2013년 1분기(매출액 14조2747억, 영업이익 5040억원)와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 연구원은 TV 사업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LG전자의 발목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를 포함한 신흥시장 환율 약세 흐름이 좀처럼 식지 않는데다, TV 패널가격이 강세 일변도로 유지되고 있는 점도 실적 악화의 배경이 됐다고 지 연구원은 설명했다.

    다행히 에어컨 부문이 성수기로 진입했고 상업용 에어컨시장이 커지면서 배고픈 LG전자 곳간에 식량을 채웠다.

    독립사업부도 태양광사업 호조로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수년간 연구·개발비를 투자해왔던 태양광사업이 작년 말부터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점은 큰 위안거리다.

    삼성과 LG가 풀어야 할 2분기 숙제는 같다. 두 회사 모두 차기 스마트폰의 성공에 사활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은 일단 갤럭시 S6와 S6 엣지를 등판시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갤럭시 S6의 경우 다음달 10일 출시를 앞두고 지난 16일부터 예약 판매에 들어간 가운데 선주문량이 200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작 '갤럭시 S5'의 초기 주문량에 비해 4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KDB대우증권 황준호 연구원은 갤럭시 S6의 출하가 본격화되는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7조1000원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4~6월)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7조원 벽을 뚫게 된다.

    LG전자도 G3를 이을 새 스마트폰(G4)을 2분기 중 등판시킬 계획이다. 현재 관련업계 안팎에선 4월 말 출시설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하지만 메탈케이스 등 G4에 들어갈 핵심 부품이 갤럭시 S6와 겹치면서 필요한 부품 물량을 빠르게 공급받지 못해 출시가 미뤄질 것이라는 연기설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매리츠종금증권의 지목현 연구원은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출시 시점이 4월로 예상되기 때문에 2분기 LG전자 MC 부문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며 하드웨어는 물론 디자인 혁신을 이룬 제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그는 다만 "출시가 갤럭시 S6의 글로벌 마케팅이 집중되는 시기와 중복되고, 무선 충전·결제 등 주요 신기능이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기존 업체가 이미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부분이어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