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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그룹 사내외보 '삼성앤유 프리미엄' 40호를 통해 자신의 서재를 공개했다.
9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김신 사장의 서재는 경영·경제는 물론 역사,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김신 사장은 "서재는 보물창고, 책은 보물과 같다"면서 "역사책을 읽으면 과거 영웅들의 혜안을 배울 수 있고, 인문 서적에서는 진정한 인간의 가치를 깨닫는다. 미래학자가 쓴 책을 읽으면 보이지 않는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는 단초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책 속에 담긴 지식과 정보가 자신의 풍부한 상상력과 결합하면 수많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의 분야와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는 김 사장은 얼마 전 종합상사를 배경으로 한 만화 '미생'을 읽으면서 현실감 가득한 묘사에 크게 공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책은 재미있어야 한다"면서 "인쇄본이건 태블릿이건 상관없이 자신에게 맞는 가장 편한 방법으로 관심 있는 주제의 책부터 읽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인문학적 감성을 중시하며 경영서보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휴먼스토리와 역사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축구감독인 주제 무리뉴의 '무리뉴 그 남자의 기술'이나, 미국 대학농구 감독인 존 우든의 '88연승의 비밀', 미국 프로농구 감독 필 잭슨의 'Eleven Rings'와 같은 스포츠계 리더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특히 'Eleven Rings'는 개성이 강한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모아 맞춤식 코칭을 통해 비로소 하나의 팀을 만드는 이야기인데 무척 흥미로웠다"면서 "다양한 리더십을 접하며 우리 회사에 맞는 리더십은 어떤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평소 호기심이 많다는 김신 사장은 "이건희 회장께서 ‘Five Why’를 이야기했는데 이는 호기심의 다른 표현이다. 즉 다섯 번 ‘왜’를 물어보는 것인데, 다섯 번 물어서 내려가보면 문제의 근원을 찾을 수 있고 근원을 알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없다"면서 "직원들에게도 항상 실행에 앞서 큰 그림(Big Picture)를 볼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
지난 1979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36년 동안 삼성의 상사맨으로 살아온 김신 사장은 회사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에게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를 추천했다.
그는 "이 책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 그러면 그 일을 사랑하게 되고, 인정받게 되리라.’라고 말한다"면서 "오랜 시간 일에 대해 고민해 온 저도 저자가 제안하는 해답에 공감한다. 당연해 보이는 말이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회사에는 다양한 품목과 기능들이 있다. 처음부터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가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회사의 필요에 의해서 기능이 정해지고 부서가 정해진다"면서 "입사 후 3년쯤 지나면 회의감이 생기는 직원들이 많다"고 현실적인 문제점을 짚었다.
이어 "그런데 이나모리 가즈오는 생각을 바꿨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 보자. 그렇게 바뀐 생각이 지금 교세라의 회장 이나모리 가즈오를 만든 것"이라면서 "기초가 튼튼해야 무엇이든 오래가고 그 위에 다른 것이 쌓여도 문제가 없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기본과 기초가 튼튼해야 직장 생활도 올바르게 할 수 있고 인생도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게 된다"고 조언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교세라를 창업한 이후 단 한 번의 적자 없이 회사를 세계적 규모로 이끌고, 파산 직전의 일본항공(JAL) 재건을 이끈 전설의 CEO로 불리는 인물이다.
김 사장은 이 밖에도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 도쓰카 다카마사의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어떻게 기본을 실천할까', 강시철의 '디스럽션' 등의 도서를 추천했다. -
한편 김신 사장은 일년 중 4분에 1은 해외 출장을 다닐만큼 바쁘지만 출장이 없을 때는 매주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고 교감하는 자리인 ‘공감Chat’을 갖는다. 또 삼성물산은 임직원 간 책 내용을 서로 공유하면서 아이디어를 나누는 독서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직원들이 독후감을 써서 올리면 본인과 다른 직원 1명에게 ‘이 달의 추천도서’ 중에서 골라 책을 선물할 수 있는 독서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실제 한 달에 100여 건의 독후감이 접수될 정도로 호응이 좋다. 앞으로도 이 전통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