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6%만 사느냐, 29.4%까지 묶느냐 … '지배구조'가 조건으로3조원 안팎 몸값에 추가 투자까지 … 7월 신공장이 계산서 바꾸나테스나에서 웨이퍼로 … 후공정 중심 전략 축 이동 가능성 공식화
  • ▲ SK실트론 본사 전경ⓒSK실트론
    ▲ SK실트론 본사 전경ⓒSK실트론
    두산의 SK실트론 인수전이 1분기 결론 구간에 들어섰다. 지난해 12월 17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공시 이후 실사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시점이 3월이 유력해졌다. 다만 거래의 성패는 가격만으로 갈리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실트론 개인 지분 29.4%를 딜에 포함할지 여부가 인수 이후 지배구조 안정성과 의사결정 구조에 직결되는 ‘딜 구조’ 변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핵심 쟁점은 매각 대상이 SK㈜ 보유 지분 70.6%에 그칠지, 최태원 회장 개인 보유로 알려진 29.4%까지 동반 매각으로 정리될지다. IB 업계에서는 원활한 경영권 이양을 위해 동반 매각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전언도 나온다. 

    두산 입장에서는 70.6%만 인수해도 경영권 확보는 가능하다. 그러나 29.4%가 남는 구조가 되면 2대 주주가 상시 변수로 남을 수 있다는 해석이 협상판에서 무게를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로 SK하이닉스가 거론되는 사업 구조에서 잔여 지분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향후 투자·거래·거버넌스 협의 과정의 불확실성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 눈높이도 여전히 변수다. 시장에서는 SK㈜ 보유 지분 70.6% 가치가 3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고, 기업가치를 총 5조원 안팎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여기에 인수 이후의 투자 부담이 협상의 또 다른 축으로 떠올랐다. SK실트론이 국민성장펀드로 5000억원 이상 시설자금 조달을 검토 중이며, 7월 신공장 가동을 목표로 설비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미 12인치(300㎜) 웨이퍼 증설 투자 총액을 2조3000억원으로 추산했고, 추가로 1조원 가량이 더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자금 활용은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는 카드지만, 새 주인 입장에서는 '인수대금 이후에도 투자가 계속된다'는 메시지로도 읽힌다"면서 "SPA에 찍히는 가격뿐 아니라 인수 직후의 차입·투자 스케줄이 실제 총부담을 결정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결국 ‘얼마에 사느냐’와 ‘사자마자 얼마를 더 넣어야 하느냐’가 동시에 계산되는 딜이라는 얘기다.

    두산이 SK실트론 인수에 성공하면 사업의 무게중심도 바뀐다. 두산은 두산테스나를 중심으로 후공정(테스트) 역량을 키워왔는데, SK실트론은 웨이퍼 제조사로 전공정 밸류체인의 출발점에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공시는 이 ‘축 이동’ 가능성을 공식화한 신호로 읽힌다.

    SK실트론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다. 두산이 이를 품으면 “테스트 회사 보유”에서 “웨이퍼까지 묶는 밸류체인 재설계”로 방향이 달라진다. 다만 그만큼 설비투자·고객구조·투자재원까지 관리해야 할 변수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인수는 시작일 뿐이라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 지분의 동반 매각 여부와 7월 신공장 가동, 5000억원 조달 이슈가 인수 조건과 인수 후 재무계획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