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환급 길 열렸지만 절차 불투명대한전선, 무효 소송으로 선제 대응추가 관세 압박 등 불확실성 지속
  • ▲ 작년 4월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 작년 4월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별 상호관세 조치가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으면서, 대미 수출 기업들의 관세 환급 가능성이 열렸다. 이에 미국 현지 법원에 선제적으로 환급 소송을 제기한 대한전선이 관세를 먼저 돌려받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4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관세를 무효화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약 500조원(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며 25%에 달하던 상호관세를 15%로 낮췄던 조치도 법적 근거가 사라지면서 관세율은 0%가 됐다.

    문제는 대법원이 판결에서 이미 징수된 약 1750억 달러 규모의 관세 환급 여부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사전에 관세 반환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줄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송 규모를 수백 곳 이상, 블룸버그통신은 1000곳 이상으로 각각 추정했으며, 판결 이후에도 국제무역법원에는 1800건이 넘는 후속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대한전선 미국 법인이 지난달 국제무역법원에 15% 상호관세 무효 소송을 선제적으로 제기했다.

    소송에는 관세 집행 금지와 기납부 관세 및 향후 납부분에 대한 환급, 징수 관세에 대한 이자 지급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한전선은 소송 사유로 “대법원 판결만으로는 수입자들이 낸 관세가 자동으로 환급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판결과 사법적 구제가 필요해 별도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는 무역법원의 판단을 통해 향후 관세 환급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미리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환급 문제는 하급심에서 소송으로 다퉈야 할 사안이라며 향후 수년간 법정 공방을 예고한 점은 대한전선을 비롯한 국내 기업 관세 환급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기조 역시 부담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발동해 전 세계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이튿날에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글로벌 관세를 15%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개별 기업이 환급을 신청할 경우 돌발 세무조사나 취업 비자 발급 불이익 등 직·간접적인 형태의 보복이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전선은 소송 제기 당시부터 판결 이후에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현지 국제무역법원에 소를 제기한 것은 맞지만, 지침상 관세 관련 입장이나 설명을 별도로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