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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4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75%로 동결했다. 저물가와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을 반영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만큼, 이번 달은 금리인하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종전 전망치 3.4%보다 0.3%포인트 낮은 3.1%로 하향조정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1.9%에서 0.9%로 대폭 낮췄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7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날 금통위가 금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1명의 소수 의견이 나왔다.
◆기준금리, 5월 추가인하 가능성?…이주열 총재 "거시경제 흐름 따라 결정할 것"
이미 시장에서 한국은행의 4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점친 가운데, 올해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주열 총재는 "앞으로의 통화정책방향은 거시경제 흐름과 상‧하방 리스크 변화 추이를 보고 운용할 것"이라고 언급, 올해 추가 인하 가능성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을 최대한 자제했다.
다만 이주열 총재는 경기 상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국내 경제는 약하지만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소비와 투자에서 개선조짐이 나타났고, 저유가와 완화적인 정책이 소비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1월 중 부진했던 설비와 건설쪽 투자가 2월 증가했고, 수출은 석유제품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물량 기준으로 보면 증가한 것으로 추정할 수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예금과 대출금리를 사용해 실질금리를 구해보면 실질금리가 높지 않고 제로금리인 미국과 같은 수준"이라며 "실질금리가 실물 경기를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고 밝혔다.이주열 총재는 현재 910원을 하회한 엔.원 재정환율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 회복 위해 구조개혁 필요, 정부‧경제주체‧정치권 모두 노력해야
이주열 총재는 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를 비롯한 경제주체와 정치권 등이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경기 회복이 미흡한 것은 세계 경기 부진 같은 경기순환적 요인도 있지만 구조적 요인이 워낙 크게 자리잡고 있다"며 "단기적인 완화정책도 필요하지만 구조개혁 정책이 대응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론에는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기 및 성장잠재력 회복 위해 정부가 재정에서 좀 더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 정부 구조개혁 노력이 결실을 빨리 냈으면 좋겠다"며 "정부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서 정치권 등에서 힘을 적극적으로 보태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총재는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큰 폭의 세수 부족이 생겼고 지난해 4분기를 보면 성장률이 0.3%에 그친 것도 결국 세수 부족에서 기인했다"며 "세수 부족이 생기면 해당 연도 뿐 아니라 다음해 성장률에도 크게 영향을 주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부분을 감안할 때 추경 집행요건이 상당히 엄격하게 돼 있고, 재정건전성을 무시할 수 없어 여러 어려움이 많다"며 "다만 경기 회복과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서는 재정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