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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가 바라보는 코스피와 코스닥에 대한 시선과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상장사들의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로 코스피는 다음 달에도 추가 랠리를 펼쳐 2200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코스닥시장은 변동성이 급속도로 확대되며 연일 굴곡 심한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돼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유동성이 아닌 기업 펀더멘털(기초여건)에 힘입은 실적으로 5월에도 실적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가증권 상장사들은 환율 상승과 유가 하락 덕분에 12개 분기 만에 깜짝 실적을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기업 실적이 지난 2011년 연간 실적을 웃돌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 코스피도 2200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를 제외한 실적도 역대 최고치를 넘을 수 있고 전체 26개 업종 중 절반 이상에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또 기업들의 배당 확대 가능성도 주식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 기준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은 각각 21.5%, 1.4%에 불과했다. 그러나 배당성향이 30%로 높아지면 배당수익률도 2.1%까지 뛸 수 있다.
국내 기준금리가 연 1.75%로 낮아진 상태에서 배당수익률이 2%까지 높아지면 배당이 금리를 웃도는 '역수익률 혁명'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998년 일본, 그리고 1960년과 2008년 미국 등에서 배당수익률이 장기금리를 웃도는 현상이 발생하자 배당 중심의 주식관련 투자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 영역에 머무는 점도 추가 상승 기대감을 키워주는 요인이다.
12개월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한국 증시는 24일 현재 1.04배로 금융위기에 노출된 브라질(1.33배)과 이탈리아(1.14배)를 밑돌고 있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랠리 지속에 대한 기대와 최근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공존하면서 일중 변동성이 커지고 회전율도 급격히 높아지는 양상이다.
지난 22일 장중 5% 폭락했던 코스닥지수의 일중 변동성은 6.39%였고, 23일에도 지수 변동성은 3.17%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일중 지수 변동성은 그날 지수의 고가와 저가의 괴리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당일 평균치에서 위아래로 지수가 얼마나 요동쳤는지를 보여준다.
이 수치가 6%대까지 치솟은 것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으로 코스닥지수가 5.44% 급락한 2013년 6월 25일(6.09%)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코스닥지수가 추세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된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지수 변동성과 회전율 상승 등은 그동안 급등에 따른 과열 신호"라며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지수가 추가로 상승하지 못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지수가 많이 올랐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 기업의 1분기 실적에 대한 불안감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코스닥 상장사 122개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1조820억원으로, 석 달 전 전망치(1조2307억원)보다 12.08% 급감했다.
또 다른 증권사 한 연구원은 "대형주와 달리 중소형주의 경우 양호한 기업 위주로만 추정치가 제시된다는 점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