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마련 과정서 결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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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로 경기 부진이 악화되면서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25%포인트 내린만큼 정부에서도 경기부양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10조원대 추경을 구성하면 0.3∼0.5%포인트 성장률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편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한국 경제 상황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11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설명이 된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는 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하고 4분기 연속 0% 대의 저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메르스가 국내 경제에 미칠 부정적 여파를 차단하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실제 메르스 여파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이 줄고 영화관이나 놀이공원 입장객이 감소하는 등 소비위축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와 추경을 묶는 부양책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진 이유다.
그러나 기재부의 추경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유보적이다.
기재부가 지난 11일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지금 단계에서 추경 편성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최근의 경제상황, 메르스 영향 등을 보아가면서 6월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수립할 때 종합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마련 과정에서 경기 보강을 위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메르스 여파가 확산되면 추경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주형환 기재부 1차관 역시 13일 서울지역 면세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메르스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히 점검하고 있다"면서도 "당장 어떤 대책을 써야 할지 구체적인 논의는 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여러 정책 대안을 검토하는 수준이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세우기 위해 경기 상황 전반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가 부진할 때 적절하게 추경을 사용하면 경제활력을 높여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
실제 2013년 당시 17조3000억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했을 당시 한국금융연구원은 그해 0.3∼0.4%포인트, 이듬해 0.4∼0.5%포인트의 성장률 상승 효과를 기대했다.
사후 분석에서도 당시 추경이 성장률 상승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추경이 성장률을 0.367∼0.384%포인트 끌어올린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에도 성장률을 0.239∼0.252%포인트 상승시키며 2년 연속 경기부양 효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당시 정부도 추경이 2년간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올렸다며 연구기관 추정과 비슷한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단 가시적인 효과를 위해선 기존 예산보다 지출을 더 많이하는 '세출 추경' 액수가 늘어야 한다. 만약 추경을 하게 되면 시기와 규모가 관심사다. 2013년 추경예산 가운데 세출추경은 5조3000억원이었다.
추경 시점이 늦춰질수록 추가한 예산을 다 쓰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2013년의 경우 추경이 4월에 편성됐지만 연말까지 집행하지 못한 예산이 3조9000억원에 달했다.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은 메르스 확산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0.1∼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성장률 둔화를 떠받치려면 세수 부족분에 더해 최소 3조원 가량의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10년동안 경기침체나 예상치 못한 재난 상황에 발생했을 경우 추경 편성 요구가 나왔다. 실제 2005년 이후 2년에 한번 꼴로 추경이 편성됐다.
한편 추경은 당장의 경기 하락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정부 기금 등을 동원해 41조원의 재정을 투입한 지난해 경기 부양 방식을 정부가 다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