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서비스 기대치 못 따라가…국토부 "서비스 향상 30대 실천과제 마련"
  • ▲ KTX 열차.ⓒ연합뉴스
    ▲ KTX 열차.ⓒ연합뉴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승객 서비스 품질 수준과 안전대책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정시성이 2년 전보다 떨어지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침대열차' 등 한해 수만 명이 이용하는 일부 테마관광열차의 시설물이 안전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철도서비스 열차부문 평가점수 84.8…정시성·교통약자 배려 아쉬워

    국토교통부가 26일 발표한 2014년 철도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보면 철도 서비스가 개선되고는 있으나 가장 기본적인 정시운행 등 일부 부문에서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됐다.

    고속철도 이용자가 늘면서 서비스 기대 수준도 높아졌지만, 실제 서비스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견해다.

    철도서비스 품질평가는 2006년부터 코레일을 대상으로 2년마다 이뤄지고 있다. 2014년 평가부터 신분당선㈜, 공항철도㈜가 평가대상에 포함됐다. 수도권고속철도는 내년 하반기부터 평가를 받는다.

    코레일은 서비스 품질평가 결과 열차부문 점수가 100점 만점에 76.8점을 보였다. 2012년 72.1점과 비교해 4.7점 올랐다.

    혼잡도는 2012년 39.4점에서 67.8점으로, 열차운행 장애율은 64.9점에서 84.5점으로 각각 개선됐다.

    하지만 열차운행의 신뢰성을 나타내는 정시성은 75.6점에서 66.6점으로 하락했다. 최고 허용속도 달성도 점수는 69.3점에서 64.1점으로 낮아졌다. 2년 전보다 지연운행이 잦아지고 열차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역사부문은 총점 84.8점으로 2012년 80.5점보다 올랐다. 역사시설 이용 편리성은 84.0점에서 92.0점, 역사 노후도는 58.3점에서 76.0점으로 올라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는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약자 이용 편리성은 2012년 85.6점에서 지난해 84.4점으로 오히려 후퇴했다. 역사 이용자 만족도도 81.9점에서 81.1점으로 소폭 하락했다.

    올해부터 평가에 추가된 화물부문은 총점 82.4점을 기록했다. 열차운행 장애율에서 93.5점, 화차 공급성에서 86.9점을 받았다. 반면 신뢰성 항목 중 최고허용속도 달성률은 53.2점에 그쳐 '저속 운행' 문제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분당선과 공항철도는 첫 평가에서 각각 80.58점과 82.73점을 받았다. 평균 운행속도 향상과 혼잡도 개선은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정시성과 차량고장률 지표는 개선할 과제로 나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에 불편 요소로 지적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철도서비스 품질향상 30대 실천과제를 마련해 시행하겠다"며 "역사 내 연계교통 서비스 확대, 좌석 편리성 개선, 철도화물 정시율 향상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테마관광열차 중 '해랑' 등 2종 화재 발생에 취약…침대열차는 일시 운행 정지

    코레일이 운영하는 테마관광열차는 안전에 일부 문제가 노출됐다.

    국토부가 24일 발표한 코레일 운영 14종 테마관광열차 특별안전점검 결과에 따르면 침대열차의 안전대책이 미흡해 운행이 일시 정지됐다.

    이번 특별안전점검은 지난 3월부터 석 달간 철도안전감독관을 투입해 테마관광열차의 종사자 안전관리, 차량 안전성, 비상상황 때 승객 안전대책 등을 점검했다.

    현재 테마관광열차는 14개 종류가 운영 중이며 매주 1~4회 남도 해양지역 등 전국 관광명소를 운행한다.
    이 가운데 이번에 안전문제가 제기된 열차는 '침대열차'와 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이 운영하는 고급형 침대열차 '해랑'이다.

    침대열차는 코레일이 2001년 제작한 무궁화열차 1대(8량)를 개조해 부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여행사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이용자는 1만3000명이다.

    해랑은 새마을호 차량을 고쳐 침대칸을 설치했다. 지난해 3만4000명이 이용했다.

    안전점검 결과 침대열차는 화재 안전기준과 철도안전관리체계, 차량 형식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트리스·침구류, 수납장, 테이블 등에 난연처리가 전혀 안 돼 있고 화재감지기도 없었다. 2001년 제작돼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사건 이후 강화된 철도차량의 안전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승객 피해가 우려된다며 운행을 일시 멈추도록 조처했다. 화재 안전기준과 차량 형식기준에 맞게 보완한 후 운행을 재개하도록 지시했다.

    해랑은 객실 내 장식장 등 일부 설비가 화재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침대열차와 마찬가지로 매트리스·침구류에 난연처리가 안 돼 있었다.

    안전전담요원이 부족해 화재 등 비상상황에서 승객 대피 등 안전조처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해랑은 객실승무원 6명이 안전요원 역할을 병행한다.

    국토부는 다만 화재 안전성 검증이 이른 시일 내 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어 운행은 계속하면서 안전요원 추가 배치, 실내 설비 보완 등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국토부는 오는 8월 이후 추가 안전점검을 벌여 보완책이 부실하면 행정조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나머지 12종의 테마관광열차는 시험성적서 등이 갖춰지지 않아 이를 갖추도록 했다"며 "안전운행에 직접적 관련성은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