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지분율 55%…비상장사 통해 지배력 강화
  • ▲ 2년전 청와대에서 열린 10대그룹 회장단 오찬 간담회 모습ⓒ
    ▲ 2년전 청와대에서 열린 10대그룹 회장단 오찬 간담회 모습ⓒ

     


    30대 그룹 총수들은 대략 2% 안팎의 본인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가와 친족을 합친 4%대의 지분을 지렛대 삼아 계열회사 지분을 포함한 내부지분율을 55% 이상 유지하는게 비결이었다.

    특히 상위 10대 대기업 집단의 총수들은 본인 지분율은 고작 0.9%에 불과했지만 내부지분율은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10여년간 다소간의 등락은 있었지만 지배력에는 큰 변함이 없었다.

    그룹들은 전체적으로는 내부지분율을 강화하면서도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염두에 두고 소유구조 등을 단순화 시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이같은 내용의 대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 정보를 공개했다.

     

  • ▲ 다소간의 등락이 있었지만 그룹들의 내부지분율은 지난 10년간 평균 55% 내외를 유지하고 있었다ⓒ뉴데일리 DB
    ▲ 다소간의 등락이 있었지만 그룹들의 내부지분율은 지난 10년간 평균 55% 내외를 유지하고 있었다ⓒ뉴데일리 DB


    ◇ 1~10위 총수일가 2.7%...내부지분율 평균 55.2%

    상위 1~10위 집단의 총수지분은 0.9%, 일가의 지분은 2.7%, 내부지분율은 53.6%로 지난 2000년 이후 큰 변함이 없다. 하위그룹까지 포함한 총수가 있는 41개를 대상으로 할 경우는 각각 2.1%, 4.6%, 55.2%로 약간 올라간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은 곳은 SK(0.4%), 현대중공업(1.1%), 삼성·현대(1.3%) 순이었으며 높은 곳은 중흥건설(43.4%), 한국타이어(42.2%), 부영(41.7%), KCC(27.2%), 아모레퍼시픽(23%) 순이다.

    동부(7.1%), 한국타이어(3.6%), 코오롱(1.9%) 등은 1년새 지분이 늘어난 반면 OCI(△5.2)와 대성(△2.4), 한진중공업(△1.9%)는 감소했다. 동부의 경우 동부익스프레스 계열제외 등의 이유가 컸다.


    총수일가가 100% 소유하고 있는 계열회사는 23개 집단 70개사였다. 중흥건설이 중흥토건 등 10개, GS가 삼정건업 등 9개, 대성이 알앤알 등 9개였다. 총수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회사도 10개에 달했다.반면 총수일가의 지분이 하나도 없는 계열사는 1040개였으며 총수의 지분이 없는 곳은 1244개였다.

     

    전체 61개 대기업집단의 전체 내부 지분율은 29.4%로 지난해 28.7%에 비해 0.7%p 증가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내부 지분율 낮은 공기업집단이 지정에서 제외된 영향이다.

     

  • ▲ 대기업 집단의 지분율 변동 현황ⓒ자료=공정위
    ▲ 대기업 집단의 지분율 변동 현황ⓒ자료=공정위

     

    ◇ 지주회사 '단순'...일반회사 '복잡'...금산복합 '난해'

    오너가 있는 그룹의 집단구조는 여전히 총수가 없는 집단 보다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출자단계도 더욱 많았다. 평균 출자단계가 4.1단계였고 계열사도 35개가 넘었으며 구조도 수평·방사형으로 복잡 다단했다.

    총수가 없는 집단은 평균 출자단계가 1.6단계에 불과하고 수직 출자비중이 커서 구조가 비교적 단순했다.다만 포스코와 KT 등은 오너집단과 비슷하게 계열사도 많고 출자구조도 복잡했다. 포스코 계열사는 2005년 17개에서 51개로 늘었다. KT도 지난해 7개나 줄였지만 여전히 50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었다.


    순환출자를 보유한 집단은 11개로 모두 총수가 있었다.

    삼성 현대차 롯데 현대중공업 한진 대림 현대백화점 영풍 한라 현대산업개발 한솔 등이다. 이들 집단은 총 459개의 순환출자 고리수를 갖고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롯데가 416개로 가장 복잡 다단했고 삼성이 10개, 한솔이 9개, 영풍이 7개, 현대차 6개 순이었다. 롯데는 1년새 단 한개의 고리를 줄이는데 그쳤지만 삼성은 4개의 고리를 없앴다. 제일모직 상장시 삼성카드가 구주매출에 참여하여 제일모직 지분(5.0%)을 처분했다. 현대그룹이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 등 9개를 줄여 가장 눈에 띄었다.

     

  • ▲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그룹들의 순환출자 구조는 여전히 복잡다단하다 ⓒ자료=공정위
    ▲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그룹들의 순환출자 구조는 여전히 복잡다단하다 ⓒ자료=공정위


    ◇ 30개 그룹 155개 금융보험사 보유...금산복합집단 24개

    전체 61개 대기업집단중 30개 집단이 155개의 금융보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총수있는 금산복합 집단은 24개로 총 119개의 금융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미래에셋이 23개로 가장 많았으며 삼성이 14개, 동부 12개, 한화 10개 순이다. 지난해 동양(6개), 한국투자금융(12개), 웅진(7개) 등이 지정제외됐지만 2곳이 소폭 늘었다.

    24개 금산복합집단 가운데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집단은 9개로 12개의 금융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의 금융보험사 보유가 금지되다보니 지주회사 체제 밖의 비정상적인 계열사 형태였다.

    금융회사 보유집단은 금융보험사를 중간 지렛대로 활용해 주요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총수일가가 지배하는 산업계열 주력회사→금융보험계열사→주력회사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나 금융부분 지주회사를 형태다.

    삼성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물산(주력계열사)→(기타 계열사)→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에서 금융보험사가 핵심적인 역할을 차지한다.

    한화는 한화생명이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등 다수 금융사를 지배하고 있다. SK 등 지주회사 전환집단은 대부분 계열회사가 비금융사이고, 1∼2개 금융보험사만 보유하는 형태다. 미래에셋과 교보생명은 반대로 대부분 계열회사가 금융보험사인 금융주력집단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 ▲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그룹들의 순환출자 구조는 여전히 복잡다단하다 ⓒ자료=공정위



    전체 대기업집단 소속 1696개사 중 상장회사는 14.8%인 251개였고 이들 회사의 자본금은 66조였다. 회사수 기준 공개비율은 15.3%, 자본금 기준은 55.7%로 지난해와 차이가 없었다.

    상장기업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으로 18개였으며 SK가 17개, LG·한솔 각각 12개, 현대차 11개로 조사됐다. 반면 부영과 중흥은 단 한곳도 없었으며 교보, 이랜드, 삼천리 등은 1개였다.

    공정위는 내부지분율은 전체적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신규순환출자 금지제도 시행 이후 금융-비금융간 출자고리가 축소되는 등 자발적인 소유구조 개선노력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