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첫 흥행 모바일게임 만든 김태곤 상무의 다음 작품유행 RPG 장르·자동전투 거부…'다양성으로 르네상스 시대 열 것"
  • ▲ 광개토태왕을 만든 김태곤 상무(우).ⓒ심지혜 기자
    ▲ 광개토태왕을 만든 김태곤 상무(우).ⓒ심지혜 기자

    "광개토태왕에는 시류와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인기 시스템인 자동전투 대신 손으로 직접 참여해야 하는 게임의 본질적 가치를 살리려 했고, 주류 장르가 아니어도 다양한 게임성을 가진 작품들이 공존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8일 서울 서초동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넥슨 모바일데이' 행사에서 김태곤 엔도어즈 상무는 자동으로 사냥하는 '자동전투' 모드와  RPG(역할수행게임) 장르 위주로 편중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9일 출시되는 신작 '광개토태왕'이 다양성을 가진 게임들이 공존하는 생태계 구축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태곤 상무는 넥슨의 인기 PC게임 '임진록', '삼국지를 품다'를 만든 인물. 지난해에는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던 넥슨에 첫 히트작 '영웅의 군단'을 안겨주면서 그 이름을 높였다.

이러한 그가 다음 작으로 선보인 '광개토태왕'에는 최근 인기 모바일게임이 갖고 있는 흥행 요소들이 없다. 시대적 흐름을 거스르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함으로 승부하겠다는 그만의 자부심을 담은 것이다. 

우선 최근 대세 장르인 RPG가 아닌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드문 정통전략시뮬레이션 장르를 선택, 광개토태왕 만의 색깔을 냈다. 대신 RPG의 장점인 성장과 유저들간의 커뮤니티 부문은 차용했다. 

그리고 많은 게임들에 도입된 '자동전투' 시스템도 적용하지 않았다. 김 상무는 해외 시장을 예로 들며 자동전투 시스템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인기가 있지 해외에서는 거부감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기계가 게임을 대신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우리만 세계 시장에서 동떨어져 갈라파고스로 남게 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자동전투를 도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게임 업계의 주요 수익원으로 꼽히는 확률형 아이템도 적용하지 않았다. 유저들이 아이템을 돈주고 사지 않아도 게임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했으며, 돈주고 사야 하는 아이템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제공한다. 

김 상무는 "아이템 구매에 대한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 했다"며 "자원을 캐는 시간을 단축시켜주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광개토태왕이 일반 모바일게임들과 달리 한 판을 깨는데까지 다소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작은 화면에서 십여 분 동안 게임을 즐기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상무는 "공성모드와 전략모드 2가지가 들어간 이유가 이때문"이라며 "짧은 시간동안 게임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공성모드로 하면 된다"고 했다.

공성모드는 자신의 성을 지키고 경쟁자의 영지를 침략하는 것으로 전략모드는 짧게 5분에서 길게 20분 동안 실시간 전투를 즐기는 것을 말한다. 

김 상무는 "시대 흐름에 역류하는 광개토태왕의 시도는 위기가 될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광개토 태왕은 한국 모바일게임의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이날 김 상무는 광개토태왕으로 모바일 e스포츠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광개토태왕을 만드는 내내 모바일 e스포츠의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었다"며 "전투를 지켜보는 재미와 중계하고 방송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지속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