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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에 구이 올리고, 조림 무 얹어 간장을 살짝…
3가지 밑반찬, 김과 간장, 튀김, 계란찜 서비스
“안경원하는 아들에게 배달… 늘 정성을 다해” -
우뚝 서 있는 숭례문 뒤로 자리 잡고 있는 남대문 시장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오가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이 시장에서 없는 물건을 찾기가 더 쉽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안경, 의류, 액세서리 등 다양한 물건들이 많은 만물상이다. 낮에는 소매, 밤에는 도매시장으로 인적 끊어지지 않는 남대문 시장. 그 중에서도 누구나 꼽는 먹거리 골목 중의 하나가 ‘갈치조림골목'이다. 여러 집이 오랜 맛집으로 소문 났지만 그 중에서도 '이모네 갈치조림'은 몇 년전부터 떠오르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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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들이 먹을 음식이기도 하니, 맛있게 만들어야지요"
이모네 갈치조림 구이 전문점을 운영 중인 권영식 사장의 말이다. 아들이 바로 남대문 시장 안에서 안경원을 하고 있어 식당 음식을 도시락으로 싸다 준다고 한다.
5년전 아들의 권유로 갈치조림 골목에 들어왔다. 이미 갈치조림 골목의 상권은 과부하 상태였다.
하지만 예식장 뷔페, 횟집 등 외식사업 경력 40년… 자신감 하나로 시작했다. 장사가 잘 안 됐던 집을 이어받았기도 했지만 예상대로 초기엔 적자를 면치 못했다. 권사장은 "안 된다고 생각하면 될 것도 안된다"라는 생각으로 3가지 원칙을 마음 속에 다졌다고 한다. ‘좋은 재료. 친절 서비스, 부지런함’이 그것이다. 어릴 적부터 국산 갈치를 먹고 자란 전남 강진 출신의 자부심을 놓지 않았다. 국산 갈치만 고집했다.
새벽 6시에 가게에 나와 직접 갈치를 손질하고 초벌구이를 마친다. 아침에 찾는 손님도 있어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6시 30분에 가게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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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은 통했고 점점 입소문을 탔다. 권사장은 "이제 이모네 갈치조림은 이 골목에서 가장 장사가 잘되는 집 세 손가락 안에 든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갈치조림을 주문하자 3가지 밑반찬, 김과 간장, 튀김, 계란찜이 나온다. 이어 칼칼한 갈치조림과 갈치구이가 상에 올랐다. 조림의 칼칼한 맛에 자꾸만 손이 간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고소한 갈치 살에 자꾸만 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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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에 갈치구이 살을 올리고 조림의 무를 조금 얹고 간장을 살짝 찍어서 입에 넣자 갈치 특유의 고소한 맛과 간이 배인 무의 맛이 어우러진다.
권 사장에게 갈치조림을 가장 맛있게 먹는 법을 묻자 "따뜻할 때 먹으면 제일 맛있다"고 답하면서 "조미료를 더 할 필요 없습니다. 가장 좋은 재료를 정성껏 만들어 따뜻하게 내가니, 그 때 드시면 최상입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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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시장은 유동인구가 많은 관광코스이기 때문에 하루 이틀 걸러 찾아오는 단골은 별로 없다. 6개월에 한 번, 석 달에 한 번 찾아오는 반가운 얼굴들을 단골이라고 부른다.
복잡한 시장 길이 익숙하지 않아 이모네를 찾기 위해 시장 골목을 여러 바퀴를 도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실제로 찾아가보니 시장 구석이고, 골목이다 보니 찾기가 어려웠다. 갈치조림 골목의 입구만 다섯 군데다. 권 사장의 가이드 라인은 “재래시장 야채 상가 첫 번째 골목”이다.